‘건국전쟁’ 4·19 헌법정신 위배?…김덕영 감독 “동의 못 해”

진중권 교수 “반헌법적” 비판에 김 감독 반박

‘건국전쟁’ 김덕영 감독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정치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의 김덕영 감독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영화관에서 윤재옥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2024.2.14 saba@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업적을 재조명한 김덕영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이 4·19 민주 이념을 계승한다는 헌법 전문 정신에 위배된다는 주장이 제기돼 김 감독이 직접 반박하고 나섰다.

김 감독은 14일 SNS에 올린 글에서 ‘건국전쟁’이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는 진중권 광운대 교수의 지적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진 교수는 전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건국전쟁’을 두고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4·19가 명시돼 있다”며 “반헌법적인 일들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통령은 1960년 3·15 부정선거가 촉발한 4·19 혁명으로 하야했다. ‘건국전쟁’은 3·15 부정선거가 이 전 대통령 측근들의 권력욕에서 비롯된 사건으로, 이 전 대통령의 잘못은 아니라는 주장을 담고 있다.

하와이에서 ‘건국전쟁’ 제작 중인 김덕영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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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건국전쟁’은 4·19의 헌법정신을 조금도 부정하지 않는다”며 “저 역시 개인적으로 4·19로 인해서 희생된 숭고한 영혼들에 대해서 마음 깊이 안타까운 심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건국전쟁’에서는 이승만 대통령이 실제로 4·19를 촉발시킨 3·15 부정선거와 직접적 관련성이 없다는 것을 여러 가지 객관적 자료를 통해서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진 교수는 ‘건국전쟁’에 대해 “영화감독들이 쓸데없이 이런 영화 안 만들었으면 좋겠다. 다 장사하는 것”이라며 “역사 수정주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역사 수정주의는 잘못된 가설과 근거에 의해서 이뤄지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건국전쟁’의 어디에 잘못된 증거가 있는지 여쭤보고 싶다. 역사학자는 아니지만, 3년 반의 시간 동안 나름 열심히 이승만과 그를 둘러싼 시대를 공부했다”고 반박했다.

진중권 광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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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에서 흥행 중인 ‘건국전쟁’은 전날 5만2천여명(매출액 점유율 24.7%)의 관객을 모아 티모테 샬라메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 ‘웡카'(7만3천여명·37.4%)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 수는 38만2천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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