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에 직면한 모녀의 처절한 생존기…’새로운 야생의 땅’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 프랭키 = 요헨 구치·막심 레오 지음. 전은경 옮김.
프랭키는 쓰레기 언덕에 사는 길고양이다. 다른 길고양이와 다른 게 하나 있다면 바로 인간의 말을 할 줄 안다는 것.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마음먹고 모든 준비를 마친 인간 남자 리하르트 골드를 우연히 방해하게 된 프랭키는 그 길로 아예 골드의 집에 눌러살게 된다.
매일 티격태격하던 인간 골드와 고양이 프랭키 사이에는 조금씩 우정이 싹트고, 우울한 골드에게 인생에도 해피엔딩이 존재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은 프랭키는 파란만장한 도전에 나선다. 그리고 존재 이유를 상실했던 골드는 어느새 프랭키가 자신에게 새로운 삶의 의미가 됐다는 걸 깨닫는다.
‘프랭키’는 인간과 동물 사이에 피어난 우정을 철학적이면서도 위트 넘치는 대화와 상황들로 그려낸 독일의 힐링 소설이다.
두 작가는 인간 중심적인 시선에서 벗어나 동물의 입장에 서서 따뜻하고도 유쾌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돌보는 주체와 돌봄을 받는 대상의 관계가 전복된 가운데 전해지는 메시지들은 사랑과 우정, 삶과 죽음, 안락함과 슬픔 등에 관한 고정관념들을 깨기에 충분하다.
인플루엔셜. 268쪽.
▲ 새로운 야생의 땅 = 다이앤 쿡 지음. 김희용 옮김.
유독가스로 오염된 도시에서 죽어가던 딸 애그니스를 살리기 위해 비어트리스는 야생의 땅 ‘윌더니스’에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모색하는 시험에 참가하기로 한다.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그곳은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비어트리스가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원시 유목민에 가까운 생활을 하며 생존 기술을 터득해나가는 사이 딸은 건강을 되찾는다. 그러나 애당초 기대했던 ‘윌더니스’에서의 삶의 이면엔 전혀 예기치 못한 난관이 숨어있다는 걸 비어트리스는 깨닫는다.
‘새로운 야생의 땅’은 근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생존을 위해 처절히 투쟁하는 인간군상을 그린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작가는 극한의 환경재앙에 놓인 인류의 실존적인 공포를 탐색하면서 사람들 사이의 정치적 역학 관계나 두 주인공 모녀의 복잡하게 얽힌 심리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취재를 위해 미국 오리건주 사막지대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며 퓨마나 엘크 등 야생동물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했던 작가의 실제 경험이 생생하게 담겼다.
다이앤 쿡은 2020년 발표한 자신의 첫 소설인 이 작품으로 그해 영국 부커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이 소설은 ‘클로버필드’,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등을 연출한 맷 리브스 감독과 워너브러더스의 공동제작으로 TV 시리즈로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문학동네. 6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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