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화가가 그려 영국잡지에 실렸던 고종 황제 캐리커처

화정박물관, 인물 소재 옛 그림들 모은 고인물(古人物) 전

조선의 황제 고종황제프라이 (프랑스, 1890년대 활동) 영국 1899년 석판화 36.0cm x 24.0cm[화정박물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초상화나 옛사람들이 지향한 이상적인 삶을 살았던 인물들의 일화 등 사람을 소재로 한 옛 그림들을 모은 전시가 열린다.

서울 종로구 화정박물관은 3월 5일부터 박물관 소장 인물화를 소개하는 ‘고인물'(古人物)전을 연다고 26일 밝혔다.

네 개 섹션으로 나눠 사람을 중심으로 표현한 그림을 위주로 회화와 공예품 약 90점을 선보인다.

첫 번째 섹션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초상화를 통해 각각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필 수 있다. 조선시대 예조판서와 이조판서 등을 역임한 문신 이정영(李正英, 1616~1686) 초상과 프랑스 화가이자 풍자만화가인 프라이가 그려 1899년 10월 19일 자 영국 잡지 ‘베니티 페어’에 실린 고종황제의 캐리커처 등이 전시된다.

삼국지 내용 중에서 예형이 조조를 욕보이는 장면을 다룬 그림. 작자 미상. 청 1883년, 액자 지본채색 45.5cm x 63.0cm[화정박물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두 번째 ‘이상적인 삶'(Ideal Life) 섹션은 청렴 고결한 인격, 지조와 절개, 속세를 떠난 은자의 삶 등 옛사람들이 지향했던 이상적인 삶을 살았던 인물의 일화를 묘사한 작품들이 소개된다. ‘서원아집도’, ‘동파입극도’ 등이 전시된다.

중국 당나라인으로 팔선(八仙)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여동빈’을 묘사한 지운영의 부우제군부검도(孚佑帝君負劍圖) 등 신선이 된 인물이나 신비한 능력이 있는 승려처럼 신기한 이야기를 다룬 그림은 세 번째 섹션에서 소개된다.

마지막 섹션은 당시 생활상이나 ‘삼국지’처럼 당대 인기를 누린 대중문화를 구현한 그림으로 구성됐다. 이 중 ‘어제경직도’는 중국 청대 강희제 때 궁궐에서 간행된 경직도다. 경직도는 농사짓는 일을 의미하는 ‘경'(耕)과 비단 짜는 장면인 ‘직'(織)을 표현한 그림으로, 자칫 궁궐 안에서 세상의 돌아가는 모습을 모르고 사치 향락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하는 의미로 제작됐다.

전시는 6월 30일까지. 유료 전시로, 네이버나 전화로 예약한 뒤 볼 수 있다.

전시 포스터[화정박물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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