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쿠의 욕망을 읽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 울지마톤즈 학교 = 구수환 지음.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 선교사로 파견돼 구호, 의료, 봉사활동에 헌신하다 암으로 유명을 달리한 이태석(1962∼2010) 신부의 삶과 그가 남기고자 한 메시지를 재조명한 책이다.
사단법인 이태석재단 이사장인 지은이는 이태석 신부가 활동했던 톤즈를 찾아가 생전에 고인과 교류가 있던 사람들을 만나고 그의 가르침을 되새긴다.
의사 면허를 취득하고 신학대학을 졸업한 뒤 2001년 사제가 된 이태석 신부는 남수단으로 건너가 톤즈에 병원을 개설한다.
그가 환자를 치료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도움이 필요한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는데 이 신부를 특히 곤란하게 한 것은 위기에 처한 산모들이었다.
아이를 받아본 경험도 없었고 사산하며 하혈하는 산모가 찾아와도 혈압을 잴 때 필요한 노란 고무줄조차 구하기 어려웠다.
이 신부는 휴가 때 한국에 와서 산부인과 개업의인 친구로부터 응급처치와 치료법을 배우고 태아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초음파 진단기를 자비로 구입하는 등 열악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한다.
책은 신부가 실천한 가치가 종교의 구분을 넘어 빈부격차, 이념 갈등, 불신, 불확실성에 시달리는 지구촌에 빛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전한다.
“이태석 신부의 삶을 하나의 종교에만 가두어서는 안 된다. 그의 삶이 구현하고 있는 것은 사랑과 헌신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이다. 인류의 가치를 실천했기에 우리는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북루덴스. 264쪽.
▲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 = 더글러스 애덤스·마크 카워다인 지음. 강수정 옮김.
코믹 공상과학소설(SF)의 시초로 꼽히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저자인 더글러스 애덤스와 동물학자이자 사진가·저술가·방송인인 마크 카워다인이 아이아이 원숭이, 북부흰코뿔소, 양쯔강돌고래, 로드리게스큰박쥐 등 멸종 위기 동물을 보기 위해 세계 곳곳을 여행한 기록을 담았다.
책은 위기종의 멸종을 재촉하는 사람들과 이들 동물을 지키려는 소수의 필사적인 노력을 대비하며, 인간이 생태계에 가하는 위협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한다.
결과적으로 애덤스와 카워다인의 경고가 인간의 탐욕스러운 행동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책이 미국에서 처음 출간된 1990년에는 양쯔강돌고래가 아직 생존해 있었다. 하지만 낚싯바늘에 걸려 발견된 뒤 보호 상태에 있던 개체가 2002년 숨진 뒤 중국 정부는 2006년 양쯔강돌고래의 멸종을 선언했다.
책의 원제목은 ‘볼 마지막 기회'(Last Chance to See)이며 2002년과 2010년에 각각 다른 출판사가 국내에 번역 출간한 적이 있다. 공저자인 마크 카워다인의 국립국어원 규범 표기는 ‘마크 카워딘’이다.
현대문학. 364면
▲ 오타쿠의 욕망을 읽다 = 마이너 리뷰 갤러리(본명 곽주열) 지음.
만화, 애니메이션, SF, 아이돌 등 한일 양국 사회에서 주목받은 일본 문화를 11가지 주제로 나눠 탐구한다.
책은 데즈카 오사무(手塚治蟲·1928∼1989)의 ‘철완 아톰'(鉄腕アトム),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등 중년 세대에게 익숙한 작품에서부터 ‘원피스’, ‘진격의 거인’ 등 젊은 세대에게 주목받는 콘텐츠에 반영된 상징과 기호를 두루 살핀다.
메디치미디어. 316쪽.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