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파이어서 1년 4개월 만에 내한 공연…줄 이은 히트곡에 ‘떼창’
(인천=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호쾌하게 내달리는 기타 사운드를 뒤로 하고 보컬 애덤 러빈이 무대 좌우를 신나게 오갔다.
그리고 이내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려 손뼉을 치며 관객에게 호응을 유도했다. 장내를 채운 약 1만2천명의 관객은 이를 잽싸게 알아채고 너나 할 것 없이 박자에 맞춰 박수 그리고 또 박수로 화답했다.
연주 도중 찰랑거리는 긴 머리가 돋보이던 기타리스트 제임스 밸런타인은 무대 위에 무릎을 꿇고 기타를 연주하는 퍼포먼스도 해냈다.
지난 8일 오후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팝 밴드 마룬파이브(마룬5)의 단독 내한 콘서트에서다. ‘디스 러브'(This Love), ‘무브스 라이크 재거'(Moves Like Jagger), ‘슈거'(Sugar) 등의 히트곡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이들이 한국을 찾은 것은 2022년 11월 서울 고척스카이돔 공연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마룬파이브는 특유의 도회적이고 세련된 분위기로 마치 축제 같은 금요일 밤을 빚어냈다. 능수능란하게 진성과 가성을 오가는 러빈의 보컬은 도심 속 네온사인처럼 빛났다.
이들의 팬이 아니더라도 공연 세트리스트에 담긴 노래들은 광고 음악, 혹은 길거리 어디에선가 들어본 듯했다. 그 덕분에 장내의 분위기는 금방 후끈 달아올랐다.
이날 콘서트는 인스파이어 리조트 정식 개관을 기념해 열린 것으로, 해외 아티스트가 이곳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 것은 마룬파이브가 처음이다.
마룬파이브는 2002년 정규 앨범 ‘송즈 어바웃 제인'(Songs About Jane)이 ‘빌보드 200’ 6위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다.
2012년에는 ‘원 모어 나이트'(One More Night)로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누르고 7주 연속 빌보드 ‘핫 100’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장내가 암전되고 육중한 비트와 함께 등장한 멤버들은 대표곡 ‘무브스 라이크 재거’로 공연의 막을 열었다. 공연장을 휘젓는 천연색 조명은 귀에 쏙쏙 박히는 팀 특유의 훅(Hook·강한 인상을 주는 후렴구)과 제법 잘 어울렸다.
마룬파이브는 이날 ‘디스 러브’, ‘원 모어 나이트’, ‘애니멀스'(Animals), ‘럭키 스트라이크'(Lucky Strike) 등 국내 음악 팬에게도 잘 알려진 대표곡을 잇달아 들려주며 분위기를 달궜다.
러빈은 곡마다 관능적으로 때로는 거칠게 음을 뽑아내다가도, ‘선데이 모닝'(Sunday Morning)을 부를 때는 마치 휴일 아침의 커피 타임처럼 여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보컬 러빈은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도 건넸고, 관객을 향해 “여러분을 사랑합니다”(We love you)라고 애정도 드러냈다. 관객들은 이에 떼창으로 응답했다.
관객들은 감성적인 ‘메모리즈'(Memories) 무대에서는 휴대전화 플래시를 일제히 켜고 어두운 장내를 ‘반짝반짝’ 빛나는 은하수처럼 꾸몄다.
러빈은 이를 보고 “이 노래를 부를 때는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여기저기 별들이 있다”고 말하고서 무척 만족스러워했다.
마룬파이브는 9일 같은 장소에서 한 차례 더 공연을 열고 한국 팬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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