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양·다큐·예능 등 77편 줄어…”방송시장 위축 때문”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지난해 방송 시장이 위축되면서 TV 채널의 시사교양이나 예능, 다큐멘터리 등 드라마를 제외한 콘텐츠의 신규 제작이 전년 대비 20% 넘게 급감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0일 콘텐츠 화제성 조사 회사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TV 비드라마 콘텐츠 신작은 총 272편으로 2022년의 349건에 비해 22.1%(77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246건에서 2021년 313건, 2022년 349건으로 2년 연속 늘다가 지난해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는 TV 채널에서 방송하는 예능과 시사교양, 다큐멘터리 등 모든 프로그램을 집계한 것으로, 스포츠 경기와 가요 순위 프로그램, 뉴스 등은 집계에서 제외된다. 시즌제 프로그램의 경우 새 시즌이 제작돼도 새 프로그램으로 간주해 집계에 포함한다.
새로 제작되는 프로그램이 적을 뿐 아니라 현재 방영 중인 프로그램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매주 화제성을 조사하는 TV 비드라마 프로그램 편수는 연간 평균 170∼190편 선인데, 지난달 19∼25일 주간에는 조사 대상 프로그램이 152건에 그쳤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에는 주당 평균 191편으로 가장 많았고, 2020년에는 186편, 2021년에는 174편으로 소폭 줄었다. 2022년에는 183편, 2023년은 178편이었다.
제작이 감소하는 추세는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에 따르면 국내 드라마는 2022년 135편에서 지난해는 125편으로 1년 사이 7.4%가량 감소했고, 방송사들은 점차 평일 드라마 편성을 줄이는 추세다.
편성의 공백은 기존 프로그램의 재방송으로 채울 수밖에 없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은 “주요 TV 채널에서 저녁 시간대에 드라마나 예능을 재방송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방송통신위원회가 매년 발간하는 ‘방송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각 지상파 방송사의 재방송 비율은 2017년 이후 대체로 늘고 있다.
2017년 KBS 2TV의 재방송률은 40.6%였으나 2020년에는 45.4%로 높아졌고, 2022년에도 비슷한 수준인 45.2%를 기록했다.
MBC는 2017년 30.2%였던 재방송률이 2021년 36.3%까지 올라갔다가 2022년 33.1%로 다소 낮아졌다.
SBS의 경우 2017년 전체 방송 시간의 22.8%였던 재방송이 2020년에는 29.9%까지 늘었으며 2022년에도 28.1%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유일하게 KBS 1TV는 재방송률이 꾸준히 낮아져 2017년에는 25.2%였다가 2022년에는 19.4%로 떨어졌다.
TV 콘텐츠 제작이 줄어드는 이유는 복합적이어서 쉽게 평가하기 어렵지만, 방송 시장이 침체에 빠진 데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은 비드라마의 감소 원인에 대해 “이유를 바로 찾아내기는 어렵지만, 대략 세 가지로 추정할 수 있다”며 “2023년 위축된 방송 시장, 단편과 파일럿 예능 개발의 감소, tvN과 JTBC의 비드라마 편수 감소”라고 분석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유튜브 위주로 영상 콘텐츠의 무게중심이 옮겨가면서 자연스럽게 TV 콘텐츠가 감소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당초 TV에서 방송하던 프로그램의 속편이 OTT로 플랫폼을 옮기는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예능 프로그램 ‘피의 게임’은 2021년 지상파 방송사인 MBC에서 시즌1을 방송했으나 2023년에 공개된 시즌2는 OTT인 웨이브로 플랫폼을 옮겼다.
추리 예능 ‘크라임씬’ 역시 2014년부터 tvN에서 시즌1∼3을 방송했으나 최근 공개된 새 시즌 ‘크라임씬 리턴즈’는 티빙에서만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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