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최근 2주간 기관지염으로 활동을 축소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건강이 호전된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성 비오 5세 성당에서 ‘주님을 위한 24시간’ 예식을 주례하며 용서를 주제로 강론했다.
지난달 말 이래 신자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보조관에게 원고를 넘겨 대독하게 했던 것과는 달리 교황은 이날 직접 원고를 읽었다.
교황은 이날 사제들에게 신자들의 고해성사를 들을 때 엄격하게 대하지 말고 개인의 사생활을 지나치게 캐묻지 말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예배 중 10여명의 고해성사를 들었고, 마지막에는 휠체어에 앉아 수십 명의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도 불편한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주님을 위한 24시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안해 2014년부터 시작한 예식이다.
사순 제4주일 전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까지 24시간 성당 문을 열고 고해성사와 함께 참회의 마음으로 하느님의 자비를 구하는 시간이다.
교황은 최근 2주간 감기와 기관지염에 시달려왔다. 이에 따라 일부 일정을 취소했고, 원고는 대부분 보좌관에게 대독을 맡겼다.
지난달 28일에는 로마의 제멜리 종합병원을 방문해 컴퓨터단층활영(CT) 검진을 받았다.
지난 6일 바티칸에서 수요 일반알현을 마친 뒤에는 공식 의전차량에 장착된 보조 계단을 오르는 데에도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 우려를 낳았다.
87세의 고령인 데다 젊은 시절 한쪽 폐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은 까닭에 교황의 건강에 대한 우려는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교황은 지난해 3월과 6월 호흡기 질환과 탈장 수술로 입원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급성 기관지염에 걸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참석 일정을 취소했다.
와병 소식이 나올 때마다 교황이 건강상 문제로 자진 사임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교황은 그때마다 사임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