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계 블루칩’ 미래소년 멤버…”예능 ‘부업’이라 생각 안 해, 이제 시작”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진짜 신기한 게 뭔지 아세요? 작년 1월 1일에 연예대상에서 신인상을 받는 꿈을 꿨어요. 그런데 작년 연말에 그대로 이뤄진 거죠. 하하.”
그룹 미래소년의 손동표는 한국과 일본 양국을 오가며 쉴 새 없이 활동하는 멤버다. 어쩌면 대중에게는 가수보다는 떠오르는 ‘예능계 블루칩’으로 익숙할지도 모르겠다.
그는 지난해 ‘강심장 리그’, ‘손대면 핫플 – 동네멋집’ 같은 굵직한 TV 프로그램에 잇따라 얼굴을 비치더니, 같은 해 연말 SBS 연예대상에서 ‘라이징 스타상’을 품에 안았다.
최근 서울 광진구 알비더블유(RBW) 사옥에서 만난 손동표는 “정말 행복했다.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감사하게도 여기저기 많이 불러주시고, 잘한다고 인정해주시기도 했다”며 “뿌듯한 마음도 들고 더 열심히 자리매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당차게 말했다.
손동표는 2019년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X 101’에 참가해 최종 6위를 차지하며 X1으로 데뷔했다. 이후 2021년 미래소년으로 다시 가요계 신고식을 치르고, 무대와 예능 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하며 활약 중이다.
지난달에는 국내 간판 토크쇼 MBC TV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김동현, KCM, 조원희 같은 방송가에서 ‘한 입담’하는 선배들 사이에서 주눅 들지 않고 존재감을 뽐냈다.
손동표는 인기 비결을 묻자 “내가 (방송을) 잘한다거나 재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일을 가리지 않고 주어진 것에 진심을 다할 뿐이다. 진심은 통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날 섭외하는) 제작진에게도 통한 게 아닐까 한다”고 몸을 낮췄다.
그는 자신의 매력으로 “감초 같은 느낌이 아니겠느냐”라며 “필요한 멘트로 분위기를 띄울 수 있고, 예능에서 어느 정도의 ‘텐션'(긴장감)이 보장돼 있다. 솔직하고 통통 튀는, 미워하고 싶어도 미워할 수 없는 모습”이라고 짚었다.
방송에서 자신의 개성을 120% 드러내는 그지만, 바로 앞에서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은 논리 정연했고 차분했다.
손동표는 “맞다. 난 방송과 사석의 갭(Gap)이 너무나 큰 편”이라며 “조용하고 낯을 많이 가리는 모습이 방송과 다르니까 처음 보는 분들은 똑같이 놀란다. 초반에는 그런 점이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이 모습도, 그(방송에서의) 모습도 모두가 나라고 받아들였다”며 “카메라 앞에서 스위치가 ‘오프'(Off)에서 ‘온'(On)으로 켜지듯 말이다. 두 개 다 나의 모습이라고 인정하니 마음이 편해졌다”고 성숙하게 말했다.
대중에게 잔망스럽고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는 그는 의외로 180도 변신해 남성적인 매력을 보여주고픈 욕심도 있다고 했다.
손동표는 “PT와 필라테스를 해서 벌크 업(Bulk Up) 해볼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며 “물론 팬 분들이 좋아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하고서 웃었다.
그는 “착한 얼굴에 그렇지 못한 몸을 가지면 어떻겠느냐”라며 “기회가 된다면 연극도 해 보고 싶다. 중학교 2학년 때 연기 학원에 다니다 단편 영화도 찍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손동표가 속한 미래소년은 더 많은 대중에게 다가가고자 아직 노력하는 팀이다. 그러한 가운데 그가 예능계에서 두각을 드러내면서 무대와 TV에서의 모습에 약간의 괴리감이 생겨났다.
그는 “예능에서는 잘하는데 (미래소년) 무대에서 못한다면 부끄러울 일이지만, 무대에서도 최선을 다하기에 두 가지 다 잘하는 사람이라는 자신이 있다”며 “무대에서의 손동표와 예능에서의 손동표라는 여러 개의 스위치를 ‘온 오프’ 해가는 일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또한 “가수, 예능, 연기 세 가지를 다 하는 만능 엔터테이너로 연예계에 종사하는 게 데뷔 초부터 꿈이었다”며 “감사하게도 예능에서 길이 열려서 저를 보여줄 기회가 많이 생겨났다. 사람마다 시기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래소년은 올해 햇수로 데뷔 4년 차를 맞는다. 아이돌 그룹의 통상적인 계약 기간이 7년임을 고려하면, 그 역시 ‘반환점’을 맞은 셈이다.
손동표는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고민이 크다. 보여 주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다”며 “예능을 ‘부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음악도 예능도 밸런스를 맞춰 나아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나가고 싶은 TV 예능을 묻자 ‘나 혼자 산다’, ‘런닝맨’, ‘아는 형님’ 등 어지간한 프로그램 제목이 줄줄이 나왔다. 그는 “절대 일을 가리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연습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제가 스스로 그어놓은 ‘선’이 있더라고요. 하지만 그 선을 넘어가 보고 시행착오도 겪어봐야 ‘다음 챕터’로 넘어갈 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조금은 ‘인간 손동표’에게 숨 쉴 구멍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야 일도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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