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조선적이란 무엇인가·민주화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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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출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 조선적이란 무엇인가 = 이리카 엮고 지음. 김웅기 옮기고 지음.

일제 강점기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이주한 조선인 및 그 후손(재일코리안)을 분류하기 위해 일본 당국이 만든 범주인 ‘조선적'(朝鮮籍)의 의미와 역사, 그리고 조선적을 지니고 살고 있는 이들이 겪은 질곡의 세월을 조명한 책이다.

재일코리안 중에는 신분증인 재류카드 또는 특별영주자증명서의 국적·지역란에 ‘한국’이라고 기재된 이들 외에 ‘조선’이라고 기재된 이들이 존재한다. 조선적 보유자는 후자를 의미한다.

흔히 조선적이라고 하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국적으로 말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여기 기재된 조선은 국적 개념이 아니다.

책에 따르면 조선적은 일본이 패전 후 재일코리안에게 부여한 일종의 분류 기호이며 이는 조선인의 일본 국적을 박탈하는 과정과 맞물렸다.

일본 정부는 1947년 5월 2일 외국인등록령에 따라 재일조선인을 ‘당분간 외국인으로 간주한다’고 규정했다. 이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발효를 앞둔 1952년 4월 19일 ‘평화 조약 발효에 따른 조선인, 대만인 등에 관한 국적 및 호적 사무의 처리에 관하여’라는 법무부 통지를 근거로 이들의 일본 국적을 무효로 했다.

한반도가 분단되고 남한에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면서 재일코리안이 당시 사용하던 신분증인 외국인등록증의 ‘국적등란'(國籍等欄)에 ‘조선’ 외에 ‘한국’이 등장했다. 1965년 한일 수교에 따라 ‘한국’이라는 표기는 국적으로 인정받지만, ‘조선’을 유지한 이들은 무국적자와 비슷한 상황이 됐다.

책은 해외여행을 할 때마다 재입국허가서를 받아야 하며, 국외 여행지에서 숙박시설 이용을 거부당하는 등 불이익을 감수하며 조선이라는 정체성을 지키려고 하는 이들의 목소리도 전한다.

소명출판. 2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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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화 세대 = 한상진 기획편집. 진정·김명희·조두현 등 34명 지음.

한상진 서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가 1980년대 자신의 강의를 수강했던 학생들이 제출했던 생애사적 보고서 2천400여편 중에서 34편을 선별해 저자들의 동의를 얻어 엮었다. 그는 한 때 386세대로 불리다 시간이 지난 후 486세대 혹은 586세대로, 근래에는 86세대로 호칭이 바뀐 당시 청년들을 ‘민주화 세대’라고 호명한다. 전환기 상황에서 군부독재에 반대하고 정치 민주화를 강하게 요구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책은 현재 변호사, 전업투자자, 가정주부, 의사, 언론인, 교수, 기업 임원, 기업 연구원 등으로 살고 있는 이들이 1980년대 대학생으로서 느꼈던 시대상과 가치관의 변화를 겪은 과정 등을 당사자의 목소리를 통해 소개한다.

한상진 명예교수는 이들 세대의 역할을 공정하게 평가하고 이해하는 것이 “1980년대만이 아니라 오늘날 한국 사회의 동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세대 연구 시리즈를 기획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중민출판사. 280쪽.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