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돔서 2∼4일 6만 관객과 월드 투어 포문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무대영상 속에서 파티에 초대받은 NCT 드림 여섯 멤버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음식을 맛보고 저마다 모험을 떠난다. 몸이 커져 책상 위 물건들을 가볍게 들기도 하고, 하늘로 올라 구름을 맛보고 눈을 뿌리기도 한다.
한바탕 꿈을 옮겨 놓은 듯한 영상이 끝나자 멤버들은 꿈속 풍경을 현실로 옮겨왔다. 선명한 원색의 옷을 입은 멤버들은 방금 꿈속에서 나온 듯 가방을 메고 무대로 사뿐히 뛰어나왔다.
NCT 드림이 4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월드 투어 ‘더 드림 쇼 3:드림 이스케이프'(THE DREAM SHOW 3:DREAM()SCAPE)를 열고 투어의 성대한 시작을 알렸다.
지난 2일부터 3일 간 6만 관객을 동원한 NCT 드림은 서울 공연의 마지막 날에 총 29곡을 들려줬다. 꿈을 콘셉트로 7개의 소주제를 설정하고 억압받는 현실에서 이상적인 꿈으로 탈출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무대 중앙 대형 LED 상자의 문이 열리며 비장한 표정으로 등장한 NCT 드림은 시작부터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냈다.
첫 곡 ‘박스'(BOX)를 댄서 20여명의 군무와 함께 꾸민 뒤 ‘119’, ‘SOS’에서는 관능적인 웨이브로 공연장의 분위기를 띄웠다.
처음 네 곡을 부른 뒤 가쁜 숨을 몰아쉬는 멤버들의 모습에서 마지막 공연에 임하는 이들의 각오를 짐작할 수 있었다.
마크는 “마지막 공연인 만큼 더 덥고 뜨거운 공연을 만들겠다”며 “아낌없이 모든 힘을 쏟아붓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멤버들은 의상이 바뀔 때마다 다채로운 매력을 뽐냈다.
‘발자국’과 ‘북극성’에서는 셔츠와 넥타이 차림으로 순수한 학생의 이미지를 보여줬다. ‘스케이트보드'(Skateboard)에서는 민소매 재킷을 입고 등장해 공중회전을 비롯한 브레이킹 댄스 동작을 소화했다.
공연은 멤버들의 퍼포먼스 외에도 가로, 세로 15m 크기의 LED 큐브와 곡에 따라 달라지는 무대 영상 등 볼거리로 가득했다.
무대 중앙에서 화려한 꽃가루가 쏟아지는 가운데 멤버 지성이 ‘캔디'(Candy)를 상징하는 엉덩이춤을 소화하자 ‘시즈니'(NCT 드림 팬덤)들은 일제히 함성으로 호응했다.
공연이 마지막으로 치달아 분위기가 절정에 달하자 제노는 상의 탈의 퍼포먼스로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마지막 곡인 ‘라이크 위 저스트 메트'(Like We Just Met)을 부를 때는 멤버들이 직접 선택한 향을 공연장에 분사해 관객들에게 여운을 남겼다.
멤버들은 공연을 마친 소감을 밝히며 현재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을 중단한 멤버 런쥔을 언급하기도 했다. 콘서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런쥔의 빈자리를 느꼈다는 이들은 7인조로 콘서트 무대에 설 날을 기약했다.
천러는 “런쥔에게 공연을 너무 잘 보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하루빨리 7인조로 공연을 즐기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공연이었다”고 돌아봤다.
지성은 “사람은 자기의 세계를 넓혀준 사람을 잊지 못한다. 제게는 시즈니가 그런 존재다. 저희가 꿈을 꿀 수 있게 도와주셨으니 저희도 여러분들이 꿈을 꿀 수 있게 힘을 드리겠다”고 했다.
서울 공연을 마친 NCT 드림은 북미, 남미, 유럽, 아시아 등지를 돌며 투어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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