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오은 시인의 5월 찬가 ‘초록을 입고’

다정한 어른이 되려면…’구체적인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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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 초록을 입고 = 오은 지음.

5월의 31일을 매일 시, 에세이, 일기 등 읽을거리로 채운 오은 시인의 잡문집이다.

하루를 시작하는 속표지는 전채, 글 한 편은 주요리, 그 뒤에는 디저트인 오늘 발견한 단어, 즉 ‘오발단’으로 구성됐다. 매일 시인이 잘 차려놓은 정찬을 한 끼니씩 맛보는 느낌으로 산뜻하게 읽을 수 있다.

거침없는 언어유희를 특징으로 한 시 세계를 구축해온 시인답게 밝은 눈으로 골라낸 ‘오발단’이 특히 눈을 사로잡는다. 시인의 잘 벼려진 언어유희 감각으로 새로운 우리말 단어를 발견해 곱씹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어휘력이 늘어나는 건 덤이다.

‘군것지다’라는 말의 뜻을 혹시 아시는지.

시인에 따르면 ‘군것’의 첫 번째 뜻은 “없어도 좋을 쓸데없는 것”이다. 따라서 ‘군것지다’는 “없어도 좋을 게 쓸데없이 있어서 거추장스럽다”라는 뜻이 된다.

“군것진 것에는 뭐가 있을까. 곧바로 미련이나 뒤끝, 혐오나 과욕 같은 게 떠오른다. 그러나 군것질 없는 삶은 상상하기도 싫다. 없어도 좋을 쓸데없는 것 덕분에 가없는 시간은 채워지기도 한다.”

출판사 난다가 올 한해 총 열두 명의 시인을 선정해 자유로운 글들을 모아 매달 한권 씩 내놓는 시리즈 ‘시의적절’의 5월 편으로 나왔다.

난다. 2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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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체적인 어린이 = 김유진 지음.

아동문학 평론가이자 동시 작가로 오랜 시간 어린이책과 함께해온 저자가 동시, 동화, 그림책, 그래픽 노블, 청소년소설 등 다양한 어린이책 장르의 작품 100여 편을 골라 소개한 책이다.

수많은 어린이와 어른에게 사랑받아온 세계적인 고전과 더불어 최신 명작들까지 고루 포함됐다. 부제는 ‘어린이책을 읽으며 다정한 어른이 되는 법’이다.

저자는 진짜 어린이를 만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어린이책 읽기를 권한다. 어린이와 자주 마주하는 이들 외에도 오늘날 어린이에게 다정하고 친절한 이웃이 되고픈 어른들이 그 대상이다.

어린이책과 아동문학의 세계는 어린이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여기에 발을 들이는 어른들에게도 매우 큰 선물을 준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좋은 작품을 읽으며 만나는 여러 어린이는 나의 경계를 한껏 넓혀 줍니다. 어느새 경계를 넘어 내 안에 성큼 들어앉아 마치 주인인 양 당당하고 자연스레 자리 잡은 어린이는 그 어떤 타자보다 더 나를 기쁘고 행복하게 만듭니다.”

민음사. 3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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