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스키즈 등 잇달아 출연…팬 동원력 바탕으로 흥행 견인
대중성 높이려는 페스티벌 입장과도 맞물려 사례 늘어날 듯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K팝 아티스트들이 ‘꿈의 무대’로 불리는 해외 대형 음악 축제로부터 잇달아 러브콜을 받고 있다.
K팝 아티스트들의 국제적인 위상이 올라가는 가운데 대중성을 높이려는 페스티벌 측의 섭외 시도가 이어지면서, K팝 아티스트들이 대형 축제의 주 무대를 책임지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3일 가요계에 따르면 세븐틴, 스트레이키즈, 아이브 등 K팝 그룹들은 올여름 해외 대형 음악 축제 메인 출연자로 활약을 앞두고 있다.
그중 가장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는 팀은 세븐틴이다.
세븐틴은 오는 26∼30일 열리는 영국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에 출연해 주 무대인 ‘피라미드 스테이지’에서 공연한다. K팝 그룹이 이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은 50여년 축제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피라미드 스테이지’는 매년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이 오르는 무대로, 올해는 세븐틴을 비롯해 두아 리파, 콜드플레이, 시저(SZA) 등이 출연한다.
세븐틴은 이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롤라팔루자 베를린'(Lollapalooza Berlin)에도 메인 출연자로 나선다.
롤라팔루자는 이보다 한 달 앞선 8월 1∼4일 본거지인 미국 시카고에서도 축제를 여는데, 여기서도 K팝 그룹 다수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공연하는 스트레이키즈는 올해 메인 출연자로 섭외됐다. 아이브와 신인 걸그룹 비춰(VCHA)는 올해 처음으로 축제에 참여한다.
이외에도 8월 17∼18일 일본을 대표하는 축제 서머소닉에는 NCT 드림과 아이브를 비롯해 에이티즈, 베이비몬스터, 보이넥스트도어, 제로베이스원, 악동뮤지션 등이 참여한다.
일본 대형 콘서트장의 문을 두드리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세븐틴과 트와이스는 동방신기 이후 처음으로 7만 석 규모 가나가와 닛산 스타디움에서 공연을 연다.
통상 수십만 관객이 찾는 대형 음악 축제의 주 무대는 대중적 인지도와 관객 동원력을 갖춘 아티스트에게 돌아간다. K팝 스타들이 대표 출연자로 섭외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들이 다수의 글로벌 팬을 동원할 수 있는 영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글래스턴베리 무대를 앞둔 세븐틴은 지난해 발매한 미니음반 ‘FML’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으로 기록되는 등 인기를 누렸다. 스트레이 키즈 역시 롤라팔루자 공연 티켓을 일찌감치 매진시키며 탄탄한 팬층을 입증하고 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음악을 소비하는 나이대가 어려지고 국가 간 경계가 옅어지는 상황”이라며 “K팝 아티스트들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음반을 내고 있기 때문에 헤드라이너로 서도 관객들이 이질감 없이 받아들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페스티벌이 특정 장르의 음악을 집중적으로 다루던 경향에서 점차 대중적인 스타들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일례로 미국의 유명 음악 축제 코첼라는 록 페스티벌로 출발했으나 현재 팝과 힙합은 물론 라틴 음악, K팝 등 폭넓은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무대를 채우고 있다.
김영대 음악평론가는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 K팝 아티스트와 팬덤을 갖춘 가수를 섭외해 흥행을 도모하려는 페스티벌의 입장이 맞아떨어진 결과”라며 “K팝 스타들의 글로벌한 위상이 높아지면서 헤드라이너로 나서는 현상이 생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페스티벌 입장에서 K팝 아티스트들은 화제성과 흥행을 모두 잡을 수 있는 매력적인 카드가 됐다. 그룹 에이티즈는 지난달 코첼라에서 봉산탈춤과 강강술래 등 한국 전통문화를 녹여내는 등 참신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관계자들은 K팝 아티스트들이 대형 음악 축제의 관심을 받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평론가는 “K팝 아티스트들의 활약이 한국 뮤지션 전반의 인지도를 높이는 역할도 하고 있다”며 “한동안 한국 아티스트를 향한 관심도가 올라가는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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