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연, ‘누리호, 우주의 문을 열다’ 유튜브 공개…3차 발사 비화 담겨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2023년 25일 새벽 3시 전남 고흥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 임무통제센터(MDC). 누리호를 발사대에서 내려야 할 것 같다는 보고가 시작됐다.
전날 3차 발사를 준비하던 중 산화제 탱크 내 헬륨탱크 밸브에 명령이 전달되지 않는 문제가 생기자 연구진들이 어떻게든 다시 발사하려 밤새 프로그램을 고치고 재시험하고를 18차례 반복했지만, 결국 문제를 잡아내지 못한 것이다.
누리호를 발사대에서 내리면 다음 누리호 발사 시점을 기약할 수 없던 만큼 보고를 듣던 연구진들의 표정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그 순간 갑자기 다급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MDC 출입 권한이 없던 연구원이 현장에서 분석 결과가 적힌 종이 한 장을 들고 달려와 “딱 하나 안 한 게 있다”며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 호소한 것이다.
발사 총괄을 맡은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허가를 내린 이후 진행된 시험에서 누리호는 시험을 한 단계씩 통과하기 시작했다. 단계를 넘어설 때마다 연구자들의 환희는 박수로, 점차 함성으로 커져갔다.
항우연은 25일 오후 6시 24분 누리호 3차 발사 1주년을 기념해 발사 당시 뒷이야기를 담은 자체 제작 다큐멘터리 ‘누리호, 우주의 문을 열다’를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다큐멘터리는 누리호 3차 발사 개발진과 누리호에 실려 우주로 오른 차세대 소형위성 2호 개발진이 출연해 발사 당일의 긴장감과 소감을 전한다.
1차, 2차 발사 당시엔 없던 문제로 ‘멘붕’에 빠졌던 상황부터, 문제를 해결하고 새벽 5시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내 장비에 문제가 있었다. 근데 다행히 해결됐다”고 담담히 전한 연구원의 심경까지 인터뷰로 담았다.
이들은 3차 발사 성공으로 누리호의 개발 성공을 증명하면서 한국의 본격적 우주개발이 시작되는 마지막 단추를 채웠다고 강조한다.
누리호는 2023년 5월 24일 오후 6시 24분 목표로 발사 준비를 하던 중 발사체 제어 컴퓨터와 발사대 설비 제어 컴퓨터 간 통신 이상이 발생했고, 밤새 문제를 해결한 끝에 다음날인 5월 25일 오후 6시 24분 발사해 정해진 궤도에 위성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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