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4년 만에 첫 정규앨범…선공개 ‘슈퍼노바’ 히트·CDP 버전 화제
“대기실서 뉴진스와 하트 주고받아”…방시혁 발언엔 “다 잘되려나 보다 하고 받아들여”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슈퍼노바'(Supernova)가 깡통 맛이라면 ‘아마겟돈'(Armageddon)은 흙맛입니다. 조금 더 퍽퍽하고 딥(Deep)한 맛이죠.” (카리나)
걸그룹 에스파는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정규 1집 ‘아마겟돈'(Armageddon)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처음에는 어려울 수 있지만 들을수록 중독된다는 회사(SM) 전통의 표현과 딱 어울릴 것”이라고 신곡을 소개했다.
‘아마겟돈’은 에스파가 지난 2020년 데뷔 이래 4년 만에 처음 내놓는 정규음반이다.
더블 타이틀곡 ‘슈퍼노바’와 ‘아마겟돈’을 비롯해 ‘우리 음악이 주도한다’는 자신감 넘치는 메시지가 담긴 ‘세트 더 톤'(Set The Tone), 경쾌함이 돋보이는 ‘바하마'(BAHAMA), 기분 좋은 멜로디와 밝은 트랙 사운드가 특징인 댄스곡 ‘롱 챗'(Long Chat) 등 총 10곡이 담겼다.
이 가운데 선공개 된 타이틀곡 ‘슈퍼노바’는 멜론 ‘톱 100’ 1위를 기록하는 등 일찌감치 흥행에 성공했다.
또 다른 타이틀곡 ‘아마겟돈’은 강렬한 신시사이저 베이스 사운드와 세련된 트랙이 돋보이는 힙합 댄스곡이다. 각기 다른 세계 속 다른 나를 만나 무한한 가능성을 마주하고 완전한 나로 거듭난다는 메시지가 들어 있다.
에스파는 이번 앨범에서 현실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넘어 다중 우주로 자체 세계관을 확장했다. ‘나는 나로 정의한다’는 메시지가 이번 작품의 핵심 주제다.
카리나는 “데뷔 초반에는 세계관을 표현하는데 뻔뻔함이 필요했기에 부끄럽기도 했다”면서도 “이제 4년 차가 되니 뻔뻔해졌다. 세계관에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다”고 말하며 웃었다.
윈터는 “많은 분이 저희 곡에서 ‘쇠맛’이 난다고 하시는데 수록곡에는 따뜻한 감성 발라드부터 경쾌한 댄스곡이나 리듬감 있는 모던 팝 장르까지 담아 다양한 음악 색깔을 보여드리려 노력했다”며 “이번 앨범을 통해서 다중 우주로 확장된 세계관 시즌 2의 서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에스파는 데뷔 이후 K팝 시장의 이지 리스닝 트렌드와는 정반대로 강렬한 노래로 사랑받았다. 이들의 정체성이라는 이른바 ‘쇠맛’에 대해 멤버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카리나는 “저희 곡을 이지 리스닝 혹은 하드 리스닝으로 구분하기보다 ‘에스파 음악’이라고 하고 싶다”며 “수록곡으로 많은 음악을 풀어낼 수 있으니 타이틀곡에서는 우리만의 색깔을 유지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윈터는 “저희의 보컬 색깔이 쨍하기에 ‘쇠맛’이라는 단어가 선택된 것 같다”고 짚어냈고, 지젤은 “보컬과 음악을 합쳐서 들었을 때 강렬한 ‘땅땅’ 소리가 들리지 않느냐. 그래서 그런 게 아닐까”하고 말했다.
‘아마겟돈’은 선주문 수량만 102만장을 돌파해 전작 ‘걸스'(Girls), ‘마이 월드'(MY WORLD), ‘드라마'(Drama)에 이어 네 작품 연속 밀리언셀러 달성을 예고했다.
에스파는 이번 앨범에서 특히 CD플레이어(CDP)가 포함된 이색적인 앨범 형식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이 CDP 버전 앨범은 예약 판매 개시와 동시에 동났다.
윈터는 이에 대해 “물량이 된다면 저희도 갖고 부모님께도 꼭 (CDP 버전을) 드리고 싶다”고 장난스레 하소연했다.
에스파는 이번 컴백으로 동료 정상급 걸그룹 뉴진스의 ‘하우 스위트'(How Sweet)와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됐다. 특히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를 둘러싼 갈등 속에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에스파 밟을 수 있죠?’하고 물어보는 카카오톡 대화가 공개되기도 했다.
카리나는 관련 질문에 “우리도 이슈를 알고 있다”며 “첫 정규니까 연습에 매진했다. 우리도 응원과 사랑에 힘입어 정규를 준비했고, 사랑해주셔서 만족스러운 첫 정규의 출발이 된 것 같아 대중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저희도 그 그룹(뉴진스) 분들과 음악 방송에서 만났는데 대기실에서 사랑한다며 서로 하트를 주고받았다”며 “같은 좋은 동료로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윈터는 “깊이 생각하기보다는 첫 정규가 다 잘되려나 보다 하고 받아들인 것 같다”고 답했다.
에스파는 최근 각종 대학 축제 무대에서도 생생한 라이브로 호평받고 있다. 이들은 다음 달 29∼30일 서울을 시작으로 아시아·호주 등 14개 지역을 도는 두 번째 월드투어를 통해 전 세계 팬들을 만난다.
“연습생 때부터 핸드 마이크를 들고 아무것도 깔지 않고 평가받는 트레이닝이 돼 있다 보니 많은 분이 (저희의 라이브를) 예쁘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하하.” (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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