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30일(현지시간) 서방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경우 통제 불가능한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파롤린 추기경은 이날 밀라노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우크라이나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공급한 무기로 러시아를 공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확전 가능성에 대해 모두가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더 이상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확전의 위험을 수반할 수 있다”며 “이는 매우 불안한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국무원장인 파롤린 추기경은 교황청의 권력 서열 ‘2인자’로 통한다. 교황이 선종하거나 스스로 물러날 경우 유력한 차기 교황 후보 1순위이기도 하다.
미국 언론매체들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미국이 제공한 무기를 사용해 제한적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은밀히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본토 공격에 미국 무기 사용을 전면 금지했던 바이든 행정부의 원칙에서 전환점이라 할 수 있는 큰 변화라고 언론들은 평가했다.
최근 유럽에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이 서방 무기를 활용한 러시아 군사기지 타격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잇달아 내놓으며 미국을 압박해왔다.
파롤린 추기경은 또 교황청이 현재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납치된 우크라이나 어린이 귀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마테오 주피 추기경에 의해 시작된 이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주교회의 의장인 주피 추기경은 교황의 평화 특사 자격으로 지난해 6월 우크라이나, 러시아를 방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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