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가 노화 메커니즘 정리한 ‘우리는 왜 죽는가’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 지구 끝까지 쫓는다 = 전재홍 지음.
전재홍 전 경찰청 인터폴 계장(현 서초경찰서 경무과장)이 국제공조를 통해 해외 도피 사범을 검거한 수사 일지를 엮었다.
‘김미영 팀장’으로 악명을 떨친 1세대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과 동남아시아 3대 마약왕, 영화 ‘범죄도시4’의 모티브가 된 파타야 살인 사건 피의자 검거, ‘한국판 콘에어 작전’으로 불린 필리핀 도피사범 단체 송환 등 그의 손을 거친 굵직한 사건만 10여 건이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역대 최장기 인터폴 계장으로 근무한 저자가 지금껏 검거한 도피 사범만 2천명에 이른다.
책에는 ‘김미영 팀장’ 조직원들을 차례로 붙잡고 2021년 10월 총책의 생활 노선을 추적해 검거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해외로 파견된 경찰인 ‘코리안 데스크’와 필리핀 이민청 도피사범 추적팀 등이 공조한 결과였다.
저자는 최근 필리핀에서 수감 중이던 이 조직 총책이 탈옥했다는 소식을 듣고 “큰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며 “어렵게 잡은 피의자였는데 너무나 안타깝다”고 조속한 검거를 바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해외 도피 사범 검거에서 인터폴 국제공조팀과 경찰 주재관, 코리안 데스크가 핵심 인력이라며 이들의 긴밀한 협업이 있기에 가능한 성과라고 강조한다.
21세기북스. 276쪽.
▲ 우리는 왜 죽는가 = 벤키 라마크리슈난 지음. 강병철 옮김.
죽음은 사고나 전쟁, 전염병 등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노화의 결과다.
노화는 신체의 분자와 세포에 화학적 손상이 축적되는 것인데 이런 손상으로 작은 결함들이 쌓여 노년의 질병으로 나타나고 시스템 전체가 기능을 멈추면 죽음에 이른다.
진화는 왜 애초에 노화를 막지 않았을까.
2009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영국의 분자생물학자인 저자가 노화와 죽음에 관해 생물학이 밝혀낸 의미 있는 사실을 집약한 책이다.
책은 DNA 손상과 복구, 자가 포식,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 등 유전자와 단백질, 세포 수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기에 노화가 일어나는지를 흥미롭게 서술한다.
염색체가 분열할 때마다 말단(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져 결국 세포가 분열을 멈추고 노쇠 단계에 진입한다는 점(헤이플릭 한계), 텔로미어 복구 효소(텔로머라아제)의 발견 등 노화와 죽음에 대한 이해를 획기적으로 넓힌 중요한 발견도 소개한다.
122세에 사망해 지금까지 가장 오래 살았던 것으로 확인된 여성인 잔 칼망을 비롯해 기록적인 장수인들에게 어떤 특별한 점이 있었는지도 알아본다.
나아가 수명 연장이 가져올 사회적 문제와 영원히 살려는 시도의 윤리적 대가를 짚어보며 노화의 메커니즘을 통합적인 관점에서 살펴본다.
김영사. 4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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