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윌 “마지막 앨범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큰 숙제 해결한 기분”

6년 만의 새 앨범 ‘올 댓 웨이’…’이러지마 제발’ 후속 뮤직비디오 눈길

“내가 받은 사랑 통해 희망·빛 봐…스타쉽 연습실 정도는 내가 만들었을 것”

가수 케이윌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좋은 노래를 내야 한다는 압박이 점점 심해져서 고민도 길어졌죠. 이번 앨범을 내면서 긴장감과 설렘도 있었지만 큰 숙제를 해결했다는 생각에 개운하고 뿌듯합니다.”

가수 케이윌은 20일 6년 만의 새 앨범 ‘올 댓 웨이'(All That Way) 발매를 기념한 공동인터뷰에서 “시대적 흐름상 실물로 낼 수 있는 마지막 앨범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많은 분께 좋은 곡을 들려드리고 싶었다”며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그는 “왕성하게 활동할 때 이미 노래를 꽤 많이 냈기에 ‘새 노래가 필요한가’라는 생각도 든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기다리는 팬도 있고, 신곡 발표가 가수로서의 소명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케이윌의 일곱 번째 미니음반 ‘올 댓 웨이’는 2018년 4집 이후 무려 6년 만에 내놓는 신보다.

통상 후배 아이돌 가수들의 전속 계약 기간이 7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어지간한 그룹의 활동 기간만큼의 긴 공백기를 가진 셈이다.

케이윌은 “6년이 지나갈 줄은 저도 회사도 몰랐다”고 말하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는 “쉬는 시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때 공교롭게도 (코로나19) 팬데믹이 왔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기는 아까워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하던 차에 뮤지컬 제안이 와서 초연도 했다”며 “그러다가 불안한 혼란의 시기를 보냈다”고 말했다.

‘내게 어울릴 이별 노래가 없어’ 뮤직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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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앨범 제작을 본격적으로 하자 해서 조각조각 나 있던 나름의 스케치를 모은 지가 2년 정도 됐다”며 “방향을 정확히 정하고 (앨범 제작을) 시작한 지는 1년이 좀 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절반이 텅 빈 객석을 마주한 경험은 올해 기준 데뷔 17년이 된 베테랑 가수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그는 “다음이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많은 분께 상상하지도 못할 사랑을 받았고, 이로써 희망과 빛을 보게 됐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뭔지 찾아보다가 앨범을 내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신보에는 윤상이 작곡하고 김이나가 작사한 타이틀곡 ‘내게 어울릴 이별 노래가 없어’를 비롯해 뮤지가 만든 ‘나와 달리’, 봄의 따뜻함과 가을의 쓸쓸함이 공존하는 ‘식탁’, 선우정아가 만든 ‘론리 투게더'(Lonely Together) 등 총 여섯 곡이 담겼다.

타이틀곡 ‘내게 어울릴 이별 노래가 없어’는 케이윌의 담백한 음색이 절제된 방식으로 표현돼 슬픔이 배가 되는 발라드다.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는 2012년 알고 보니 동성을 연모했다는 파격적인 스토리로 화제를 모은 ‘이러지마 제발’의 후속작으로 만들어졌다. 12년 전 뮤직비디오에서 열연한 서인국과 안재현이 다시 출연해 당시로부터 10년 후의 이야기를 그렸다.

가수 케이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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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윌은 “‘이러지마 제발’ 뮤직비디오가 반전이 있어 당시 화제가 됐고 많은 사랑을 받았기에 속편에 대한 부담감도 있다”며 “뮤직비디오가 2편이 나온다는 게 드물고, 게다가 12년 만에 나오는 건 전무후무하지 않을까 한다. 그래도 그 다음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게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짚었다.

케이윌은 “이전 발라드와의 차이점이라면 울부짖기보다 가슴으로 안고 있는 감성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며 “그런 방식이 윤상의 멜로디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녹음을 진짜 많이 했다”고 소개했다.

케이윌은 지난 2007년 1집 ‘왼쪽 가슴’으로 데뷔해 ‘가슴이 뛴다’, ‘눈물이 뚝뚝’, ‘니가 필요해’, ‘그립고 그립고 그립다’ 등의 히트곡을 내며 17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았다. 그가 몸담은 스타쉽엔터테인먼트에서는 당연히 최고참이다.

그는 “우리 회사 아티스트나 연습생이 점점 많아지니 여기저기 연습실이 생겼는데, 그중 하나 정도는 내가 만들지 않았겠느냐”고 너스레도 떨었다.

그러면서 “(무대에서의) 자신감은 경력보다 준비에서 온다”며 “경력이 쌓일수록 부담감이 생긴다. 아티스트로서의 내 행보에 이 앨범이 필요했느냐고 한다면 100% 필요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6년의 세월이 다른 분들께 길게 느껴지셨다면 그 공백을 채울 수 있을 만큼 좋은 결과물을 많이 보여드리겠습니다.”

ts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