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힌 나라 알바니아 ‘역사의 망각’에서 끌어올려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매년 노벨문학상 단골 후보로 거론되는 알바니아 작가 이스마일 카다레가 1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AFP, AP 통신이 보도했다. 향년 88세.
보도에 따르면 카다레는 심장마비를 일으켜 알바니아 수도 티라나에 있는 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병원 측은 그가 도착했을 때 심정지 상태였다고 전했다.
카다레의 편집자인 오누프리 출판사의 부야르 후드리는 그가 이날 아침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1936년 알바니아 남부 지로카스트라에서 태어난 그는 1963년 첫 장편 ‘죽은 군대의 장군’을 발표한 이후 ‘돌의 연대기’, ‘꿈의 궁전’, ‘부서진 사월’ 등 여러 작품을 통해 독재자 엔베르 호자의 전횡에 시달린 알바니아의 현대사를 특유의 은유와 풍자로 고발했다.
오랜 외세 지배와 스탈린식 공산 독재를 겪으며 유럽에서조차 잊힌 나라였던 알바니아를 역사의 망각에서 끌어낸 소설가로 평가받는다.
카다레는 1990년 민주화를 촉구하며 알바니아 정부를 비판한 뒤 신변의 위험을 느끼고 프랑스로 망명했다. 2022년 알바니아로 돌아가기 전까지 쭉 파리에서 활동했다.
2005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2009년 스페인의 아스투리아 왕자상, 2015년 예루살렘상, 2019년 박경리문학상, 2020년 노이슈타트 국제 문학상을 비롯해 많은 상을 받았다.
프랑스 최고 권위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두 번 받은 작가로도 유명하다.
레지옹 도뇌르 훈장의 5개 등급 중 세 번째로 높은 ‘코망되르’를 2016년 받은 데 이어 지난해에는 두 번째로 높은 ‘그랑도피시에’를 수훈했다.
해마다 노벨문학상의 유력 후보로 꼽히는 그의 소설은 전 세계 45개 나라에서 번역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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