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연 ‘신들의 고향, 제주를 걷다’ 출간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 마을 곳곳에 전하는 신화 이야기 설촌(設村) 신화를 다룬 ‘신들의 고향, 제주를 걷다’가 발간됐다.
제주의 마을 길을 걸으며 신화와 만나는 제주 당올레길 답사기를 썼던 여연(필명) 작가는 제주 신화 전반을 아우르면서도 마을길의 속내를 두루 살펴 다닌다.
‘신들의 고향, 제주를 걷다’는 잊혀져 가는 민간 신앙의 성지가 곧 마을에 있음을 밝혀 내고 제주 마을에 전하는 신화를 공유한다.
신화를 읽기 편하게 풀어내면서 늘어지지 않게 말을 아꼈고 해설보다는 감상과 공감을 우선했다.
이 책은 제주 마을에 전하는 신화, 그리고 몇몇을 제외하고는 먼지에 싸여 존재감이 희미해진 서사들을 햇살 아래로 끌어낸다.
제주의 신들은 무수히 많고 신화 이야기도 풍부하다.
그동안 민속학자들이 마을에 전승되는 신화들을 구술 채록해 두툼한 책으로 정리했지만 서사구조를 갖추고 있는 것들이 많지 않고 토박이들도 의미 파악이 어려운 제주어로 인해 제대로 읽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제주신화 저술가이자 연구가인 저자는 구술 채록된 본풀이 중에 그런대로 서사를 갖추고 있는 것들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제주 신화의 보물창고 구좌와 우도의 마을 신(神) 이야기를 시작으로 바다와 산을 품은 조천의 신앙, 마을을 세운 한라산의 신, 애월의 당신(堂神), 신들이 군웅할거하는 제주시의 신화 등을 다룬다.
여연 작가는 국어교사로 아이들과 함께했으며 ‘제주의 파랑새'(2016), ‘신화와 함께하는 당올레 기행'(2017), ‘조근조근 제주신화'(2018), ‘체험학습으로 만나는 제주신화'(2021) 등 다양한 저술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알렙. 320쪽. 1만8천원.
b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