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뉴욕의 감각·교토, 길 위에 저 시간 속에

뉴욕 센트럴파크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뉴욕의 감각 = 박주희 지음.

세계 문화 중심지로 꼽히는 미국 뉴욕을 백화점·미술관·공원과 같은 특정한 장소와 커피·스테이크·치즈케이크와 같은 음식 및 레스토랑 등 50가지 테마로 재구성해 소개한다. 각각에 얽힌 사연을 통해 뉴욕을 지탱하는 정신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뉴욕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어지간하면 빠짐없이 방문하는 곳은 도심에 세로 4㎞ 남짓, 가로 800미터 남짓의 직사각형 모양으로 뻗은 센트럴파크다.

금싸라기 땅에 펼쳐진 100만평이 넘는 거대한 공원을 조성하려는 움직임은 시인이자 저널리스트였던 윌리엄 브라이언트(1794∼1878)가 뉴욕포스트에 공원을 만들자고 기고하면서 본격화했다.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조경가인 프레드릭 로 옴스테드가 “지금 이곳에 센트럴파크를 만들지 않으면 100년 후 이만한 크기의 정신병원을 만들게 될 것”이라며 공원 조성 구상을 옹호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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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파크는 빈부, 인종, 종교 등 다양한 차이를 지닌 사람들이 똑같이 자연을 즐기고 휴식을 취하는 장소이며 미국의 스타일, 뉴요커라는 인식을 공유하는 상징적 공간이라고 책은 전한다.

뉴욕 시민들은 수도세를 내지 않는다. 이는 석유 사업으로 성공한 존 데이비슨 록펠러(1839∼1937)와 그의 자손들이 실천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과 관련이 있다. 록펠러 재단이 뉴욕의 수도시설비용과 수도세를 부담하기 때문이다. 록펠러는 리베이트와 독과점 등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그의 가문은 미술관, 대학, 공원, 연구소, 고아원, 교회 등과 관련해 많은 기부를 실천했다.

다산북스. 344쪽.

교토 기요미즈데라(淸水寺)
[연합뉴스 자료사진]

▲ 교토, 길 위에 저 시간 속에 = 이인우 지음.

헤이안(平安)시대(794∼1185년)부터 에도(江戶)시대(1603∼1868년)를 마치기까지 1천년 남짓 일본의 수도였던 교토(京都) 곳곳의 숨은 역사를 소개한다.

산책하며 천년 고도의 분위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철학의 길, 황실 별장의 일종인 슈가쿠인리큐, 오사카(大阪)나 나라(奈良)에서 상경하는 이들이 교토에 거의 다 왔다는 것을 알게 해줬다는 도지(東寺) 5층 탑 등 교토의 명물을 사진과 함께 차근차근 해설한다.

책은 한국과 일본의 오랜 교류의 흔적도 찾아낸다.

교토는 조선시대 부산에서 출발해 배를 타고 오사카까지 온 조선통신사가 도쿄 도심부에 해당하는 에도로 가는 경유지였다.

오사카에서부터 배로 강을 거슬러 온 통신사 일행이 도착하는 선착장이 있던 요도포구에는 ‘도진간기큐시'(唐人雁木旧趾)라고 쓴 표지석이 남아 있다. 조선통신사 행렬은 수백 년이 지난 현재도 교토를 포함한 일본 각지에서 축제처럼 재현되고 있다.

윤동주의 ‘서시’가 한국어와 일본어로 나란히 새겨진 도시샤(同志社)대 교정에 있는 시비와 우지가와(宇治川)강변에 설치된 윤동주 기념비를 통해 일제 강점기 고국을 떠나 고뇌하던 지식인을 기억하고자 하는 한일 양국 시민의 의지도 느낄 수 있다.

파람북. 4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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