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가호 등 5인조…첫 음반 ‘플라이트 오브 아이디어스’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대중적인 모습보다는 날 것을 보여주자고 했어요. 앞으로 과감한 느낌으로 다가가는 게 저희만의 차별점이 될 겁니다.” (가호)
뜨거운 밴드 음악 열풍이 부는 올여름, 신선한 사운드와 콘셉트로 무장한 새로운 밴드가 가요계에 도전장을 냈다.
싱어송라이터 가호(보컬)를 필두로 지상(기타), 현(키보드), 오너(키보드·DJ), 케키누(드럼) 등 5인조로 구성된 케이브(KAVE)가 24일 첫 미니음반 ‘플라이트 오브 아이디어스'(Flight of Ideas)를 발표하고 활동에 나선다.
케이브는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우리가 원하는 수식어는 ‘성장하는 자아'”라며 “처음에는 ‘베놈’이라는 존재에 의해 잠식됐다가, 싸웠다가, 앞으로 자아를 되찾는 스토리를 풀어갈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케이브는 ‘왕들은 항상 감추어진 자아를 가지고 있다'(Kings Always have Veiled Egos)라는 의미가 담긴 팀명이다.
멤버들은 록과 팝의 조합에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OST ‘시작’ 등으로 이미 음악 팬들에게 익숙한 보컬 가호의 목소리로 국내 얼터너티브 록에 새로운 반향을 일으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멤버 전원이 프로듀서로 음악적 역량도 갖췄다.
이들의 음악은 전통적인 록 사운드라기보다는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혹은 팝 느낌이 강하게 난다. 밴드 구성도 일반적인 팀과 달리 베이시스트 대신 키보디스트와 DJ를 겸하는 멤버 오너를 뒀다. 케이브의 거칠고 어두운 음악은 가호가 그간 솔로로 보여 온 호소력 짙은 노래와도 큰 차이를 보인다.
멤버 현은 “팀 콘셉트가 자아의 이중성이나 분열이다 보니 통상적인 악기 사운드가 아니라 디스토션 등 왜곡되는 이펙트(효과)를 많이 썼다”며 “독특하고 이례적인 사운드가 나오도록 의도했다”고 설명했다.
또 “특이한 그림으로 보이고자 하는 의도에 맞춰서 DJ 세트와 건반으로 베이스의 음역을 채웠다”고 짚었다.
가호는 “회사는 싫어하겠지만 저는 한 5년 정도 대중을 설득해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앨범 한 두 장으로 대중이 설득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주변에서 왜 대중적인 음악을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엄청나게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대중적인 음악을 하면 경쟁력이 없으리라고 생각했다”며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자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가호의 말처럼 케이브의 사운드와 질감은 일반적인 밴드 음악과 차이가 크다. 선공개곡 ‘베놈'(Venom) 영상에서는 가호가 밴드 멤버를 뒤로하고 댄서와 춤도 춘다.
가호는 “안무를 넣는다는 것 자체가 기존에 (밴드에서) 많이 접하지 못한 그림일 것”이라며 “솔로 가수인지 밴드일지 모를 것 같은 느낌으로 만들었다. 색다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어서 몇 년간 연습해온 작품”이라고 말했다.
또 “밴드로도 보여줄 수 있고, 추가로 안무로도 보여줄 수 있는 형태의 공연을 선보이고 싶다”며 “단독 콘서트를 하게 된다면 댄서분들과 협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첫 미니음반에는 타이틀곡 ‘레전드'(Legend)를 비롯해 밴드 사운드에 라틴 리듬과 아프로비트가 결합한 실험적인 스타일의 곡 ‘베놈’, 충동적인 자아로부터의 쫓고 쫓기는 추격 장면이 묘사된 ‘허리케인'(Hurricane), 다양한 스타일이 어우러져 강렬한 사운드가 돋보이는 ‘데인저러스'(Dangerous), 딥 하우스 기반의 알앤비(R&B) 감성이 더해진 ‘다이 포 유'(Die For U) 등 일곱 곡이 담겼다.
타이틀곡 ‘레전드’는 셔플 리듬을 기반으로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더해진 하이브리드 록 장르의 곡이다.
“멤버들 취향이 각자 달라요. 좋아하는 음악의 교집합이 하나도 없죠. 그래서 음악이 아니라 ‘스피릿’을 맞추자, 각자가 좋아하는 록 스피릿을 모아놓고 정리해 보자고 만든 앨범입니다. 하하.” (케키누)
“케이브는 이 콘셉트로 계속 나아갈 예정이고, 가호는 기존에 가진 캐릭터로 갈 예정입니다. 가호와 케이브를 ‘흑’과 ‘백’처럼 나눠 활동할 욕심이 있어요.” (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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