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하고 고민 상담하는 챗봇 ‘스님AI’ 서비스 준비
반야심경·천수경 활용한 AI 콘텐츠 유튜브서 인기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불교계가 젊은 세대 포교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대한불교조계종은 MZ세대를 불러들이는 방편으로 인공지능(AI) 콘텐츠에 주목하고 있다.
28일 불교계에 따르면 조계종은 고민 상담, 법문 제공, 경전 학습 보조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챗봇인 ‘스님AI’ 서비스를 다음 달 8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하는 2024부산국제불교박람회를 계기로 개시하려고 준비 중이다.
올해 4월 열린 2024서울국제불교박람회 때 ‘마애부처님AI’라는 이름으로 이용자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챗봇을 전시장에서 선보였는데 반응이 괜찮아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인터넷을 이용해 장소와 상관없이 접속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AI에 불교 경전 등의 원문을 학습시키는 등 튜닝 작업이 한창이다.
일반 기업이 직원의 고객 응대 업무 중 일부를 챗봇이 대신하도록 한 것처럼 스님AI는 승려들이 절에서 신도를 만나서 하던 활동의 일부를 온라인에서 AI가 채팅으로 대신하도록 하는 측면도 있다.
조계종은 스님AI가 젊은이들에게 불교문화를 소개하는 창구가 되고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신도가 늘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스님AI를 개발 중인 김영찬 조계종 홍보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스님AI가 고민 상담만 하는 것이 아니라 법문도 제공하고, 집에서도 경전을 공부할 수 있게 도와 줄 것”이라며 “진짜 스님의 역할을 대신할 수는 없겠지만 (불교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마중물 역할은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계종은 AI로 불교 관련 음악도 만들어 내놓고 있다.
최근 유튜브에 ‘불닦는 소리'(youtube.com/@불닦는소리)라는 채널을 개설해 ‘부처님도 비트타셨잖아요’, ‘반야심경 보컬로이드 리믹스’ 등 AI를 이용해 작곡한 곡을 공개했다.
‘부처님도 비트타셨잖아요’는 경쾌한 리듬과 헤드폰을 쓴 스님 이미지를 배경으로 불교가 추구하는 고통에서의 해방을 노래한다.
“부처님도 비트타셨잖아요 / 깨달음의 리듬으로 춤을 추셨죠 / 명상과 음악이 하나 되는 순간 / 우리 모두 부처의 마음 찾아가요.”
‘반야심경 보컬로이드 리믹스’에서는 대반야바라밀다경의 요점을 간결하게 설명한 짧은 경전인 ‘반야심경’ 한글판이 자막과 함께 랩으로 펼쳐진다.
조계종이 제작한 것은 아니지만 AI로 만든 불교 콘텐츠 중 일부는 이미 호평받고 있다.
유튜버 곰딴(GOMDAN)이 지난달 초 AI를 활용해 작곡한 3분 54초짜리 ‘반야심경’은 조회수 34만을 돌파했다.
어떤 이용자는 ‘기독교 신자이지만 이 노래를 듣고 반야심경의 심오한 내용을 처음 알게 됐다’고 반응하기도 했다. 곰딴은 사람들이 일하면서 배경음악처럼 들을 수 있도록 ‘반야심경’을 2시간 5분짜리 버전으로 편곡해 내놓기도 했다.
최근에 곰딴이 천수경 내용을 토대로 가사를 만들어 역시 AI로 작곡한 랩송 ‘참회천수경’도 공개한 지 10여일 만에 조회수 7만을 넘겼다.
곰딴은 “나는 종교가 없지만 불교 신자인 어머니가 일하면서 들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재미 삼아 만들었는데 (내가 만든 다른 콘텐츠보다) 특출나게 반응이 좋았다”며 “광명진언(光明眞言)을 활용한 후속작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