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아래로 뛰어들어 팬들과 깜짝 호흡도…”여기 영원히 머물고파”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코리아, 코리아! 원, 투, 쓰리, 포!” (오프셋)
15일 오후 서울 고려대 화정체육관. 햇볕이 강하게 내리꽂고 찜통더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린 이날, 실내에서는 ‘힙합 한마당’이 펼쳐졌다.
트렌디한 비트 위로 쫄깃한 랩이 속사포처럼 쏟아졌고, 공연장을 채운 관객들은 리듬에 몸을 맡기며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에어컨 바람이 시원하다고 느낀 지 얼마 되지 않아 장내는 바깥 못지않은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바로 채널 캔디 주최로 열린 미국 유명 힙합 아티스트 오프셋과 스웨 리의 내한 공연에서다.
오프셋은 미국 힙합 그룹 미고스(Migos)의 멤버인데 독특한 랩 스타일과 빼어난 패션 감각으로 인기가 높다. 특히 유명 여성 래퍼 카디비의 남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오프셋은 카디비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클라우트'(Clout)로 미국 최고 권위를 지닌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랩 퍼포먼스’ 부문 후보로 지명되기도 했다.
스웨 리는 형제 힙합 듀오 레이 스레머드 소속으로 귀에 감기는 미성을 앞세워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그는 영화 ‘스파이더맨 : 뉴 유니버스’ OST로 포스트 말론과 협업한 ‘선플라워'(Sunflower)를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에 올려놓는 등 솔로로도 성공을 거뒀다.
오프셋은 이번이 첫 내한이고, 스웨 리는 2018년 레이 스레머드로 한국을 찾은 바 있다.
스웨 리는 관객들이 휴대전화 플래시로 빚어낸 불빛 물결을 마주하며 ‘T자형’ 무대로 달려 나와 공연을 시작했다.
그는 멋들어진 트레이닝복 차림에 선글라스를 쓰고 무대 이곳저곳을 휘저으며 에너지를 뽐냈다. 플로어석 스탠딩 관객과 일대일로 하이 파이브를 하거나, 태극기에 자기 얼굴을 합성해 흔드는 이를 보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등 무대 매너도 훌륭했다.
스웨 리는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또박또박 외친 뒤 “여러분의 에너지가 좋다. 한국은 두 번째인데, 여러분들 모두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넸다.
그는 “한국 여러분 오늘 기분이 어떻냐”고 묻고서 “와, 오늘 여기 꽤 덥다. 이제 플렉스(Flex)를 좀 해야겠다”며 상의를 훌훌 벗어젖혔다. 이어 두 팔로 힘자랑하는 듯한 플렉스 포즈를 했다.
스웨 리는 공연 도중 무반주로 속사포 랩을 쏟아내 관객의 환호를 끌어냈고, ‘덩실덩실’ 춤도 추면서 흥을 힘껏 끌어올렸다. ‘에어플레인 티켓츠'(Airplane Tickets) 같은 곡에서는 그의 미성이 더욱 돋보였다.
빌보드 1위곡 ‘선플라워’가 흘러나오자 공연장이 터질 듯 분위기가 고조됐다. 스웨 리는 급기야 무대 아래로 뛰어 내려가 관객과 직접 몸을 부딪치며 호흡했고, 깜짝 놀란 팬들은 휴대전화로 ‘인증샷’을 찍어댔다.
이날 공연의 마지막 주인공으로 등장한 오프셋은 가죽바지에 흰 티셔츠로 패션 감각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의 무대에 펄쩍펄쩍 뛰며 열광하는 관객을 보고 만족스러운 듯 옅은 미소도 지었다.
오프셋은 관객을 보고 “미칠 준비가 됐으면 ‘헤이∼!’ 하고 소리쳐보라”며 호응을 유도했고, 커다란 스피커가 때맞춰 ‘쿵쿵’하고 쏟아내는 진동이 가슴까지 전해져왔다.
“15시간 걸려 여기에 왔는데 한국에 하룻밤밖에 머물지 못하다니요! 한국 팬들과 하루밖에 못 보네요. (중략) 마음 같아서는 여기에 영원히 머물고 싶어요!” (스웨 리)
이날 공연에서는 두 주인공에 앞서 지셀, 브라이언체이스, 스꺼러갱, 홍다빈이 각각 무대를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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