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없는 백골사체 사건’ 범인은 개 도축업자였던 동서? 현장은 범인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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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궁금한 이야기 Y’캡처

2009년 7월 5일, 전라북도 임실군에 살던 허모씨는 집에 들어온 남편에게서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남편 안씨는 그날따라 이상하게 술에 몹시 취한듯 심하게 비틀거리더니, 집에 들어서자마자 그대로 팍 고꾸라졌다.

허씨는 간신히 남편을 부축해 거실에 눕혔지만, 안씨는 좀처럼 말을 하지 못했고, 눈두덩이에 상처가 있었으며, 신고 있던 장화를 벗겨보니 이상한 대변 같은 게 묻어있었다고 한다.

단순히 술에 취했다고 보기엔 뭔가 이상해서 남편을 병원에 데려가려고 채비하던 참이었다. 그 순간 제부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수화기 너머의 제부는 자신이 안씨를 병원에 데려가겠다고 하였고, 허씨는 남편을 제부의 손에 맡겼다.

그런데 병원에 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제부가 돌아왔다. 허씨는 제부에게 “벌써 병원에 갔다 왔어요?”라고 물었는데, 제부는 “아니에요. 집에서 말도 못 하던 사람이 병원에 가서는 말도 잘하네요. 본인이 병원에 안 간다고 문을 막 두들기더라고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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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제부의 말에 따르면 안씨는 제부에게 20만원을 빌린 뒤, 차에서 내려 어딘가로 갔다는 것이다.

허씨는 자신의 남편이 제 발로 병원에 갔나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에 허씨는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경찰은 “안씨가 버스 정류장 근처에서 내렸다”는 제부의 증언에 그 정류장 근처를 수색했지만, 평소 인적이 드문 곳이라 목격자는 커녕 아무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해당 정류장 근처에 병원은 딱 3곳만이 있었는데, 그 어느곳에서도 안씨가 병원에 다녀갔다는 기록을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안씨는 1년이 넘도록 돌아오지 못했고, 생사도 알 수 없는 장기실종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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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궁금한 이야기 Y’캡처

안씨가 실종된 지 1년 3개월째, 약 30km 떨어진 순창군의 한 야산에서 안씨의 시신이 발견된다. 2010년 10월, 순창군 팔덕면 월곡리의 한 야산에 약초를 캐러 올라갔던 약초꾼은 땅에 묻힌 동물 뼈 수십 조각을 발견한다.

그는 구덩이를 파보았고, 자세히 바라보니 동물이 아니라 사람의 등뼈라는 걸 알아차렸다. 사체는 속옷만 입은 상태였으며, 이미 부패가 다 진행되어서 백골 상태였다.

약초꾼의 신고에 의해 유골을 수습한 경찰은 이 시신이 안씨의 것이란 사실을 알아냈다. 유골을 부검한 법의학자들은 ‘사고사로 볼만한 외상의 흔적이 없다’라며 타살로 결론 내렸다.

안씨의 시신에는 이상한 점이 있었는데, 딱 손목 부위만 없었다.

시신의 신체 일부가 뜯겨 나가는 경우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살해한 사람이 손목을 잘라간 것. 둘째, 동물이 훼손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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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궁금한 이야기 Y’캡처

하지만 안씨의 양 손목은 정확하게 관절 부위에서 소실되었다. 동물이 훼손한 것이라면 단면이 너덜너덜해야 정상인데, 칼로 잘려나간 흔적도 없이 매끈한 관절 단면만 남아있었다.

법의학자들은 “누군가 도구를 쓰지 않고 오직 손기술만으로 손목뼈를 탈골 시켜 빼내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범인이 피해자의 손톱 밑에 DNA가 검출되는 경우를 막기 위해 손목만 잘라갔다는 것이다.

또, 안씨의 시신 발견 당시 주변에는 40여 개의 동물 뼈가 있었는데, 이 동물 뼈는 모두 한번 삶았던 뼈였다. 국밥집에서 육수를 내고 버린 것처럼 되어있었다.

보통 국밥집에서는 국물을 낸 동물 뼈를 버릴 때, 곱게 갈아서 개의 먹이로 사용하기 위해 개를 사육하는 농장에 판다고 한다.

여기서 추론 가능한 사실은, 범인이 삶은 동물 뼈를 대량으로 가지고 있었다는 점에서 ‘개를 사육하는 사람’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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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궁금한 이야기 Y’캡처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 이 사건을 취재하며 인터뷰한 개장수의 말에 의하면, “웬만한 개장수들은 이 정도 뼈 분리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조사에 따르면 안씨의 실종 당일, 걸어온 방향을 역추적해 본 결과 안씨는 과거 개를 도축했던 장소에서 나왔음이 밝혀졌다. 안씨가 사건 당일 술에 취한 듯 비틀거렸던 것도 술에 취해서가 아닌, 전기충격을 당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제기되었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안씨의 동서, 즉 허씨의 제부가 과거에 개 도축장을 운영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에 제부 김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수사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정황 증거들만 수두룩할 뿐, 물증이 없어 범인을 검거할 수 없었다. 결국 이 사건은 현재까지 11년이 지나도록 장기미제사건으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