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친일파 한국인’의 자손인 걸 알게 된 ‘미국 유명 배우’ (+영상)

이하 유튜브 David hagaman

그동안 자신이 일본계인 줄 알고 살았던 미국의 한 유명 배우가 사실은 일제강점기 친일파 한국인의 자손이었다고 밝혀진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25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당신의 뿌리를 찾으세요에서 할아버지가 친일파로 밝혀진 미국 배우’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게재됐다.

여기엔 미국에서 시트콤 ‘포틀랜디아’로 유명한 배우 프레드 아미센이 2017년 유명인사들의 혈통을 추적하는 PBS방송 프로그램 ‘당신의 뿌리를 찾아서(Finding Your Roots)’에 출연했던 일화가 소개됐다.

해당 방송은 단순히 친인척들을 찾아 물어보는 방식이 아닌 DNA 검사로 인종 정보를 찾고, 전문가들의 실증 사료 분석으로 약 100년에 걸친 개인의 역사를 파헤치는 프로그램이다.

그 결과, 일본인인 줄 알았던 프레드의 할아버지 ‘쿠니 마사미’가 사실은 1908년 울산의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난 한국인 ‘박영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박영인이 1930∼1940년대 독일에 살면서 나치 독일의 선전활동에 자원해 공연했으며 일본의 비밀 정보요원으로도 활동했다는 것이다.

박영인은 이미 국내 무용계에서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건너간 한국 현대무용의 주요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져 있었다. 일본에는 그의 기념관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영인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전까지 아시아 전통과 유럽 현대무용을 잇는 작업을 한 영향력 있는 무용수이자 안무가, 이론가로 평가받았지만 1950년대 이후 친(親)나치 예술가로서의 그의 전력 때문에 이전보다 인정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인은 1937∼1945년 독일에서 살면서 독일과 이탈리아, 헝가리 등 다른 유럽 국가에서 공연했다. 이 시기 한 독일 여성을 만났고, 두 사람 사이에서 1941년 아미센의 아버지가 태어난 것이다.

이스탄불에 있던 한 미국 요원은 보고서를 통해 “쿠니는 유럽 여러 나라 수도에 가끔 나타났는데, 항상 특별임무를 맡았다”면서 “그는 그들의 가장 영리한 요원 중 한 명”이라고 밝혔다.

박영인은 일본에 머물다가 광복 이후 고국으로 돌아갔던 다른 유명 예술가들과는 달리 계속 일본에 있는 것을 택했고, 한국의 가족과는 거의 접촉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신의 뿌리를 찾아서’ 제작진은 “당시 일본에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던 프레드의 할아버지가 한국인에 대한 혐오와 무용 활동을 위해 이름을 바꿨으며 1936년 베를린으로 이주한 후에는 일본인인 척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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