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주 지각 사태, 좀 더 엄중한 처벌 했어야

그때 좀 더 강력한 처벌이 내려졌어야 했다. 애써 작은 일이라고 감추고 싶었겠지만 그런 조그만 틈 들이 모여 대형 사고를 이어지는 것이다.


2번의 지각 사태로 2군행 처벌이 내려졌던 삼성 이학주(31) 이야기다.

이학주는 지난 3일 2군으로 내려갔다. 사유는 ‘내규 위반’이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지난 3일 “이학주 선수는 선수단 내규를 어겨 현재 근신조치 중이다. 2군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가지 다른 문제들이 있다.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기는 곤란하고 어느 정도 인고의 시간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 모든 일이 선수단 관리를 못한 감독의 책임”이라고 굳은 표정으로 이야기 했다.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양해를 구했다.

코로나 음주 파문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황. 내규 위반이라는 표현은 의혹을 낳기 딱 좋았다. 이학주에 대한 기사가 쏟아졌다.

그러자 삼성이 빠르게 움직였다. 대형 사고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처음엔 감추려 했던 사유를 지각이었다고 밝혔고 2군에 내려가는 시간도 이틀만에 정리했다.

삼성 입장에선 이학주가 다른 사건을 벌인 선수들과 함께 엮이는 것이 억울했을 수 있다. 빠르게 사태를 정리하려 한 것에서 마음 가짐을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삼성은 이학주를 좀 더 엄하게 다뤘어야 했다. 약속을 어긴 것은 크고 작고를 떠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한국 여자 배구를 포함해 도쿄 올림픽서 메달을 따지 못한 종목의 선수들이 박수를 받았던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의 할 일을 준비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성실하고 충실하게 훈련에 임할 것을 약속한다. 팬들은 그 약속을 믿고 무조건 적인 응원을 보내준다.

그런데 한국 프로야구는 지금 이 시스템이 무너졌다. 선수들이 원정을 다니며 새벽까지 술판을 벌이고 다닌다는 것이 들통났다.

몇몇의 일탈로 가둘 수 없는 일이었다.

이번 사건은 코로나 감염으로 외부에 드러났을 뿐 이 밖의 사례들도 많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해졌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팬과의 약속을 어겼다. 팬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른 이유다.

다시 이학주로 돌아가 보자. 이학주는 두 차레나 팀 훈련에 지각을 했다. 성실히 훈련에 임하겠다는 팬들과 약속을 두 번이나 어긴 셈이다.

가뜩이나 이학주는 음주 운전 전력 탓에 더 높은 도덕성과 성실성을 요구받고 있는 선수다. 한 번의 실수는 용서 받을 수 있지만 그럴수록 더 노력하고 최선을 다했어야 했다.

이학주는 프로 입문 전 활로가 막혀 방황할 때 “야구에 대한 간절함이 생겼다. 다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무한한 감사를 느낀다”고 했었다.

누가 봐도 이학주는 이후 야구에 모든 것을 바쳤어야 했다. 하지만 그가 말한 간절함이란 건 그다지 무게감이 없었다. 2번의 지각 사태가 그 증거다.

이학주의 지각에 좀 더 엄한 처벌을 했어야 하는 이유다. 성실한 훈련 역시 팬들과 한 약속이다. 그 약속을 어긴 것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물었어야 한다.

그래야 더 큰 일탈을 막을 수 있다. 선수들에게 언제나 성실성이 팬들과 약속의 일부라는 것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팬 없는 프로야구는 존재할 수 없다. 선수들은 일단 팬들과 한 약속부터 지켜야 한다. 그 약속을 철저하게 지킨다면 사고가 터질 일도 없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야구 선수가 최선을 다해 훈련하고 경기에 임하는 것은 자신들의 돈 벌이에 앞서 팬들과 한 약속이다. 그 약속을 지킨 대가로 높은 연봉을 받는 것이다. 그 순서를 착각하면 최근 벌어진 여려 일탈들이 반복돼서 일어날 수 밖에 없다.

한국 프로야구의 창설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올림픽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언제 또 일탈의 사건이 터질지 알 수 없다.

이학주에 대한 처벌이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지각 쯤이야…’라고 넘어가며 지내 온 시간들이 코로나 음주 파문이라는 대형 사고로 이어진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