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한 하이브·MBC, 프로그램·시상식 출연 강요 없앤다

건전한 방송 제작환경 조성 및 아티스트 권익 제고 MOU

박지원 하이브 CEO(좌)와 안형준 MBC 사장(우)
[하이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최근 4년 만에 극적으로 화해한 방탄소년단(BTS)·세븐틴 등의 소속사 하이브와 MBC가 앞으로 가수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혹은 시상식 출연 강요를 없애기로 뜻을 모았다.

하이브는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사옥에서 MBC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건전한 방송 제작환경 조성 및 아티스트 권익 제고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박지원 하이브 CEO(최고경영자)와 안형준 MBC 사장 등이 참석했다.

하이브와 MBC는 우리나라 음악 산업과 방송 콘텐츠 시장 동반 성장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아티스트의 안전과 육체적·심적 건강을 최우선시하는 선진적 방송 콘텐츠 제작 환경을 함께 만들고, 엔터테인먼트 산업 종사자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대중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MBC는 특히 ▲ 방송사 지위를 이용한 프로그램·시상식 등의 출연 강요 ▲ 일방적인 제작 일정 변경 요구 ▲ 상호 협의 없는 출연 제한 조치 등을 근절하기로 했다.

하이브는 소속 가수들이 지난 2019년 연말 이래 약 4년간 ‘음악중심’ 등에 출연하지 않는 등 MBC와 갈등을 겪어왔다.

양측은 그러다 지난달 30일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안형준 MBC 사장이 맞손을 잡으면서 극적으로 화해했다. 두 회사는 K팝과 K콘텐츠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발표하기로 약속했고, 일주일만인 이날 그 결과물을 내놨다.

안형준 MBC 사장은 “MBC와 하이브는 아티스트, 음악, 콘텐츠의 가치에 대한 존중을 기반으로 한 공정한 파트너십 관계를 정립할 것”이라며 “파트너십의 본질인 존중과 배려의 자세로 하이브와 함께 K팝과 K콘텐츠의 경계 없는 확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원 하이브 CEO는 “K팝 생태계의 선진화라는 대의를 위해 제작 관행과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해 주신 MBC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음악산업을 혁신하는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음악의 힘을 전 세계에 확산하는 방송사 사이에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정립하는 출발점이 될 이번 MOU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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