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서 찾아온 엄마와 딸의 만남 ‘3일의 휴가’
세 자매 홀로 키운 엄마의 비밀 ‘교토에서 온 편지’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딸들에게 엄마 이야기는 참기 힘든 ‘눈물 버튼’이다. 올겨울 극장가에도 딸들의 눈물샘을 자극할 만한 한국 영화가 잇따라 찾아온다.
12일 영화계에 따르면 김해숙과 신민아가 모녀로 나오는 영화 ‘3일의 휴가’는 다음 달 6일 극장에 걸린다.
하늘나라에서 특별한 휴가를 받은 복자(김해숙 분)가 지상으로 내려와 딸인 진주(신민아)를 보게 되는 이야기다.
엄마가 남긴 요리법으로 고향에서 백반집을 운영하는 진주는 사흘간 엄마와 한 공간에 있으면서도 그를 보거나 만질 수는 없다. 엄마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딸과 그런 딸을 지켜만 봐야 하는 엄마라는 설정이 독특하다.
김해숙의 엄마 연기를 보는 것도 또 다른 관전 요소다. 그는 과거 ‘우리 형'(2004) ‘해바라기'(2006), ‘친정엄마'(2010) 등에서 자식을 위해 마냥 희생하는 어머니 역으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3일의 휴가’는 육상효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7번방의 선물'(2013)과 ’82년생 김지영'(2019)의 유영아 작가가 시나리오를 집필했다.
유 작가는 “내가 죽고 나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떤 말을 전하고 싶을까 상상하다가 시나리오를 구상하게 됐다”면서 “영화 속 모녀는 서로 소통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과거의 감정을 해결하고 진심을 전한다”고 소개했다.
김민주 감독이 자전적 경험을 담아 각본을 쓰고 연출한 ‘교토에서 온 편지’도 같은 날 관객을 찾는다.
오래된 일본어 편지를 발견하고서 엄마가 50년간 숨겨온 소중한 비밀을 알게 된 세 자매의 이야기를 담았다.
부산 영도에서 홀로 세 딸을 키워 온 엄마 화자(차미경)와 서로 다른 꿈을 가진 자매 혜진(한채아), 혜영(한선화), 혜주(송지현)가 주인공이다.
모성애뿐만 아니라 가족의 생계를 위해 고향을 떠나지 못한 장녀, 꿈을 포기하고 귀향한 둘째, 가족들의 반대에도 집을 나서려는 막내의 자매애도 그려진다.
이 영화는 제29회 프랑스 브줄 국제아시아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 등 2개 상을 받았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등 국내 영화제에도 초청받았다.
다음 달 중 개봉하는 ‘물비늘’은 장르나 분위기는 앞선 작품들과는 다소 다르지만, 가족애라는 큰 주제는 같다.
갑작스레 실종된 손녀의 유해를 찾으려는 할머니 예분(김자영)의 이야기다. 1년이 넘도록 매일 강물에 들어가 시신을 수색하던 그는 손녀의 절친한 친구 지윤(홍예서)과 조우하면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간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최초 공개된 이후 “신중하게 모색되는 보호와 양육의 드라마”라는 호평을 들었다.
단편 ‘역귀'(2016), ‘엘리제를 위하여'(2018), 장편 ‘홈리스'(2022) 등으로 사회 문제를 다뤄온 임승현 감독의 두 번째 장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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