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명가’ 블룸하우스 대표 “징그럽고 거북한 건 공포 아니죠”

‘프레디의 피자가게’ 개봉 앞두고 간담회…”진짜 무서운 건 현실성”

13일 화상 간담회 하는 제이슨 블룸 대표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공포영화를 안 좋아하는 분들은 공포영화에 징그럽거나 거북한 장면들이 많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요. 제게 그런 건 호러가 아닙니다. 제 흥미를 끌지 못해요. 그렇게 시각적으로 전달되는 공포보다 정말 무서운 건 감정적으로 긴장하게 만들어 관객이 놀라 자리에서 펄쩍 뛰고 싶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현실성이 느껴지면 훨씬 더 무서워지죠.”

‘파라노말 액티비티’, ‘인시디어스’, ‘더 퍼지’, ‘해피 데스데이’, ‘메간’ 시리즈 등의 공포영화로 ‘호러 명가’라는 별칭을 얻은 미국 제작사 블룸하우스의 제이슨 블룸 대표는 13일 국내 언론과의 화상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블룸하우스 신작 ‘프레디의 피자가게’ 국내 개봉을 이틀 앞두고진행됐다.

블룸 대표는 “현실 세계에서 공포영화에 대한 영감을 많이 받으며 현실에서의 경험을 영화화하려고 한다”며 공포영화가 현실에 뿌리를 둬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블룸하우스 작품에 개성적인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는 데 대해서는 “제 경험상 공포영화를 만들 때 상징적인 이미지가 있다면 더 무섭게 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의 모습이 아니라도 좋고, 악역으로는 보이지 않는 사람의 모습을 띤 이미지를 잘 활용해도 공포를 배가시킬 수 있다. 그런 것들이 우리의 가장 큰 두려움과 무서운 악몽을 건드린다”고 설명했다.

블룸 대표는 “항상 새롭고 신선하며 기존 작품들과는 다른 무언가를 찾는다”며 “전통적인 공포영화의 효과적인 기법 안에서 새롭고 신선한 걸 하도록 장려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건 독립적이고 기존 틀을 파괴하며 인상적인 이야기를 매우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라며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 훌륭한 공포영화로 만들어내면 수백만 명이 볼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프레디의 피자가게’의 한 장면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는 15일 개봉하는 ‘프레디의 피자가게’는 동명의 비디오 게임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주인공 마이크(조시 허처슨 분)가 어린이 집단 실종사건으로 오래전 문을 닫은 피자가게의 야간 경비원으로 취업하면서 닷새 동안 겪는 일을 그린 공포영화다. 게임 개발자인 스콧 코슨이 각본에 참여해 게임의 세계관을 녹여냈다.

지난달 27일 북미 지역에서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이 영화는 블룸하우스 작품의 오프닝 스코어로는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블룸 대표는 이 작품에 대해 “게임을 잘 알지 못해도 영화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만큼, 코슨 씨와 논의를 거쳐 원작을 희석하지 않는 방향으로 만들기로 했다”며 “흥행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이런 의사결정이 가장 주효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프레디의 피자가게’에는 프레디, 보니, 치카, 폭시, 컵케이크 등 게임 속 애니메트로닉스 캐릭터가 등장해 공포를 일으킨다. 애니메트로닉스는 테마파크 같은 곳에서 사람이나 동물의 모습을 하고 전기의 힘으로 움직이는 로봇이다.

블룸 대표는 “이 영화에선 애니메트로닉스가 정말 중요해 제대로 된 걸 만들어내야 했다”며 “스콧 씨와 제가 가장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인 것도 애니메트로닉스 제작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 작품의 후속편에 관한 질문에는 “준비하고 있긴 하지만, 제가 조금이라도 언급하면 파트너인 스콧 씨가 저를 고문할 것”이라고 농담하며 말을 아꼈다.

블룸 대표는 내년에 5개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1분기쯤 ‘나이트 스윔’이라는 제목의 공포영화를 한국에서 개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블룸하우스가 어떤 공포영화를 지향하느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다.

“제작사로서 공포영화의 비전 같은 건 갖지 않으려고 해요. 어떤 비전이 있으면 그것에 안 맞는다는 이유로 정말 좋은 작품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죠. 항상 열린 마음을 유지하려고 해요. ‘무섭고 독창적인 공포영화’라는 것 말고는 어떤 기준이나 제약도 두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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