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3월 릴레이 콘서트…출연료 없이 나서기로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학전이 내년에 문을 닫는다는 안타까운 소식에 일단 공연 날짜부터 정해뒀어요. 학전에서 공연을 열자는 의견을 밝힌 지 30분 만에 10팀이 참여 의사를 밝혔습니다.”
대학로 소극장을 상징하는 학전의 폐관 소식을 접한 가수들이 학전에서 릴레이 콘서트를 개최한다.
17일 가수 박학기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내년 2월 28일부터 3월 14일까지 학전과 인연을 맺은 가수들의 릴레이 콘서트가 열린다”며 “참여 인원과 정확한 출연 일정은 현재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콘서트는 학전과 인연이 있는 가수들이 뜻을 모아 개최하는 행사다.
지금까지 박학기, 동물원, 윤도현, 알리, 유리상자, 이은미, 시인과 촌장 등 10여개 팀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특히 시인과 촌장의 멤버 하덕규와 함춘호는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학전 공연을 위해 24년 만에 함께 무대에 선다.
참여 의사를 밝히는 가수들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박학기는 “아직 공연의 제목도 정하지 못한 상태지만 참여하겠다는 가수들의 연락이 이어지고 있다”며 “화려한 무대보다는 노래를 좋아했던 초심을 생각하며 공연을 열기로 했다. 가수들도 학전을 위하는 마음으로 출연료 없이 무대에 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수익금이 남는다면 전액 학전과 김민기 대표에게 건넬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전은 1991년 대학로에 개관한 뒤 라이브 콘서트 문화를 대표하는 공간으로 자리를 잡았다. 학전에서 개최된 라이브 콘서트가 인기를 끌며 대학로 일대에 라이브 콘서트 전문 공연장이 생기기도 했다.
들국화, 유재하, 강산에 등이 이곳에서 관객을 만났다. 특히 고(故) 김광석은 학전에서 1천번째 공연을 개최하는 등 학전과 각별한 관계를 맺었다. 학전 마당에는 김광석 노래비가 세워져 있다.
그러나 만성적인 경영난과 김민기 대표의 건강문제가 겹치며 최근 폐관을 결정했다. 학전 창립 33주년인 내년 3월 15일에 극장의 문을 닫을 방침이다.
릴레이 콘서트는 학전의 마지막 행사가 될 예정이다.
학전은 폐관 전까지 내년 1월 ‘김광석 노래 경연대회’를 개최하고, 1∼2월 어린이극 ‘고추장 떡볶이’를 공연한다.
학전의 폐관 소식에 문화체육관광부도 대책을 모색 중이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지난 10일 “연극계에서 학전의 역사적, 상징적 의미를 알고 있다”며 “소극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지원 사업 계획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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