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엔 배달 기사들만의 ‘산타클로스’가 산다

배달 갈 때마다 종이가방에 간식 꾸러미
비대면 시대에 흔치 않은 선행 찬사

 

배달 기사가 주민에게 받은 간식 꾸러미

[이민수 씨, 배달 기사 B씨 제공]

(용인=연합뉴스) 김수지 이다빈 인턴기자 =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시대’를 맞아 문 앞에 음식만 두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루 종일 배달하러 다니다 지칠 때 따로 챙겨주시는 간식을 보면 정말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아직 세상이 이렇게나 따뜻하네요.”

19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 사는 50대 여성 A씨가 지난 2~3년간 배달 기사들에게 간식을 챙겨주는 선행이 조금씩 주위에 알려지며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수지구에서 배달하는 이민수(42) 씨는 “한 주민께서 매번 갈 때마다 종이가방에 과자, 초코바, 물 등을 챙겨주신다”며 “단 한 번도 그냥 지나친 적이 없다. 수지 지역 배달 기사들에겐 이미 유명하다”고 전했다.

A씨의 간식 선물을 받은 다른 배달 기사 B씨는 “그 집에 배달을 두 번 갔는데, 두 번 다 알찬 간식 선물을 받았다. 아무런 대가 없이 선행을 베푸신 것”이라며 “같이 일하는 팀원 중에서 그 집에 배달하고 간식 선물을 받은 사람이 벌써 6명이나 된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고 고마워했다.

주민 A씨에게 받은 알찬 간식들

[배달 기사 B씨 제공]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배달 기사들도 손님과의 접촉 없이 문 앞에 음식만 두고 오는 경우가 다반사다. 음식을 받는 사람은 누구인지, 배달해주는 사람은 누구인지 알지 못한 채 배달이 종료된다.

이런 상황에서 문을 연 채 배달 기사를 기다리는 주민 A씨의 행동이 배달 기사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이민수 씨는 “아파트의 공동현관문에서 벨을 누르고 올라가면 손님께서 문을 열고 기다리고 있다”며 “겨울철은 추위 때문에 배달 다니는 것이 매우 힘든데, 마중을 나와 계시는 그 모습을 보면 정말 따뜻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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