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전 2’ 조진웅 “1편서 해결하지 못한 기분, 이번에 정리했죠”

“‘조원호 팀장 잘가’라고 말해…전편 출연 故김주혁도 생각나 먹먹”

“넷플릭스 공개, 시대적 흐름…극장 개봉 안 해 아쉬움도”

영화 ‘독전 2’ 주연 배우 조진웅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1편에서 뭔가 다 해결하지 못한 기분이었는데, 이번에 정리가 됐어요. 해방감이라고 할까요. 이젠 ‘독전’을 잘 보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배우 조진웅이 거대 마약 범죄 조직의 보스 ‘이선생’을 쫓는 형사 ‘원호’로 돌아왔다. 지난 1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영화 ‘독전 2’를 통해서다. 이 영화는 2018년 개봉한 ‘독전’의 미드퀄로, 1편의 클라이맥스인 용산역 혈투와 노르웨이의 오두막 총격 사건 사이에 벌어진 이야기를 그렸다.

21일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조진웅은 “우리 팀(‘독전’ 제작진)이 다시 모인다는 게 ‘독전 2’ 출연의 결정적인 이유”라면서도 “원호라는 인물을 더 깊이 있는 호흡으로 풀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원호는 구매자로 위장해 마약 밀매 조직의 거물에게 다가가고, 혈혈단신으로 장총을 든 범죄자 소굴로 뛰어들 만큼 이선생을 잡는 데 필사적이다. 이 과정에서 동료와 정보원이 희생되면서 원호의 폭주는 심화한다.

조진웅은 “원호는 브레이크 없는 자전거를 내리막에서 몰았던 사람이었다”며 “(2편을 통해) 이 친구가 뭘 위해서 그렇게 기를 썼는지, 자신의 소명은 다한 것인지 등의 질문에서 해방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나중에는 뭘 위해 가고 있는지조차 모른 채로 앞으로 가는 원호가 안 돼 보이기도 했어요. 마지막 자막이 올라갈 때 속으로 ‘조원호 팀장 잘 가’ 했지요. 여운도 길었고 질문도 많이 생겼어요. 앞으로 나는 뭘 해야 하고 어디로 가야 할지, 연기를 계속 해야 할지 같은…. 굉장히 먹먹하기도 했고요. ‘독전’이 이렇게 철학적인 영화였나 생각했어요.”

영화 ‘독전 2’ 속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편에서 ‘진하림’ 역으로 출연한 고(故) 김주혁이 떠올라 먹먹함은 더 컸다고 했다. 김주혁은 ‘독전’ 촬영이 한창이던 2017년 10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조진웅은 당시 “남은 촬영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이걸 우리가 해도 되나” 의문이 들었다면서 “‘독전 2’를 내놓은 지금도 형 생각이 많이 난다”고 털어놨다.

“진하림 분량을 다 찍고 일주일 후에 형이 돌아가셨어요. 엉엉 울 수도 없을 정도로 슬프고 당황스러웠죠. 형이 그때 드라마랑 ‘독전’ 촬영을 병행해서 제가 안 힘드냐고 물었더니, 연기가 너무 재밌다고 답하시더라고요. 그렇게 들떠서 행복하게 작업했는데…지금도 그때를 돌아보면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싶어요.”

‘독전 2’에서 진하림은 플래시백 형태로 등장하는데, 변요한이 이 역할을 소화했다. ‘락’ 역도 류준열의 출연이 불발되면서 신인 배우 오승훈으로 교체됐다. 한효주는 진하림의 의붓동생이자 중국에서 온 마약 거물 ‘큰칼’로 새롭게 등장했다.

조진웅은 배우가 여럿 바뀌면서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느냐는 물음에 “각본에 나오는 인물과 연기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배우가 누구인지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오승훈에 대해서는 “연기를 워낙 잘해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았다”며 “(한 역을 다른 배우가 연기한다는) 그 무게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마음에 따로 조언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효주는 워낙 파격적으로 이미지 변신을 한 탓에 처음엔 알아보지도 못했다고 한다. 한효주는 잡티 가득한 얼굴에 큰 안경을 쓰고 치아도 검게 분장한 모습으로 나온다.

조진웅은 “저 냄새 날 것 같은 친구는 누군데 저렇게 깡패처럼 앉아 있을까 생각했다”면서 “나중에 그 사람이 저한테 오더니 ‘선배님, 저 효주예요’ 하길래 깜짝 놀랐다”며 웃었다.

영화 ‘독전 2’ 속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독전’ 1편은 개봉 당시 520만여 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독전 2’가 전편의 후광에도 불구하고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는 사실에 일각에서는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조진웅은 “관객 수에 대한 부담은 없을지 모르겠으나 극장에서 보는 것과 집에서 보는 건 다르더라”면서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여드렸으면 참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것 또한 시대적인 흐름”이라며 “요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콘텐츠를 보면 다들 너무 잘 만들어서 이제는 연기도 옛날처럼 생각했다가는 큰코다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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