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특위, 1박 2일·놀면 뭐하니?·런닝맨 조사 보고서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언어특별위원회는 지상파 3사 간판 주말 예능 프로그램들의 방송언어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비속어와 차별적 표현이 난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지적했다.
2일 방심위가 공개한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언어특위는 KBS 2TV ‘1박 2일 시즌4’, MBC TV ‘놀면 뭐하니?’, SBS[034120] TV ‘런닝맨’의 지난 10월 21일 또는 22일 방송분을 모니터링했으며 부적합한 방송언어 사용이 다수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먼저 방송 품위를 저해하는 표현으로는 “아 이 새끼야”(1박 2일), “너 꺼져”(런닝맨 자막), “눈탱이 많이 맞았거든요”(런닝맨) 등의 비속적 표현과, “(나이 많은 출연자에게) 이런 어르신이 나와도 되나? 관절이 좀…요단강 매치”(1박 2일), “숏 다리가 쓸모가 다 있네?”(1박 2일) 등의 차별적 표현이 꼽혔다.
어문 규정에 어긋나는 표현으로는 “쁘락치 같은 게 된다는 거잖아”(놀면 뭐하니?), “쭈글”(1박2일), “깐족 처단”(런닝맨) 등이 지적됐다.
“동요 컴피티션(대회) 수상자”(1박2일), “이제 싸비(후렴구를 뜻하는 일본어 ‘サビ’)잖아”(놀면 뭐하니?), “노 리스펙트의 약자 지목 배틀”(1박 2일), “I don’t understand 약간 a little bit”(1박2일)처럼 우리말로 충분히 쓸 수 있음에도 외국어를 남용한 사례도 모니터링 대상이 됐다.
이밖에 “고새 장꾸(장난꾸러기) 발동”(런닝맨), “출장 뷔페에 한껏 들뜬 방끼남(방송에서 끼니를 때우는 남자)”(런닝맨), “정말 킹받는다”(놀면 뭐하니?), “냅다 자기피셜로 나 인성 논란 만든 다음에'(놀면 뭐하니?) 등 신조어와 통신언어, 유행어를 과도하게 사용해 세대 간 장벽을 높인 점도 지적됐다.
언어특위는 “이번 조사에서 오류가 가장 많이 발견된 항목은 소통을 저해할 수 있는 표현이었으며, 그중에서도 지나치거나 불필요한 외국어, 신조어·통신 언어·유행어에서만 절반 이상에 달하는 오류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li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