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 개관…MMA 이후 태민·동방신기 등 공연 줄예고
(인천=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몰입도는 뛰어나지만 접근성은 아쉽네.’
서울 성북구에서 자차로 약 1시간 30분을 달려 영종대교와 인천국제공항을 지나니 벌판 사이로 번쩍번쩍 빛나는 외관이 돋보이는 거대한 리조트가 등장했다. 리조트 앞에는 팔각형 모양으로 각진 독특한 모양의 건물이 들어섰다.
바로 국내 첫 아레나 전문 공연장인 ‘인스파이어 아레나’다.
이곳은 2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는 대중음악 시상식 ‘MMA 2023′(멜론뮤직어워드 2023)으로 대중 앞에 베일을 벗었다.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최대 1만5천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공연 전문 시설로, 유명 팝스타 내한 공연부터 인기 K팝 아이돌 콘서트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가요계에서는 그간 고질적인 1만명대 공연장 부족으로 인스파이어 아레나 개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특히 올림픽공원 KSPO돔(체조경기장)이나 고척스카이돔 등은 모두 스포츠 시설이기에 음향이나 무대 조망 등에서 아쉽다는 목소리가 컸다.
인스파이어 아레나 측은 미국 유명 아레나인 ‘모히건 선 아레나'(Mohegan Sun Arena)’를 모델로 지어져 공연에 최적화된 첨단 설비를 갖췄다고 소개했다.
특히 팔각형 구조로 된 플로어가 돋보이고, 무대와 객석 사이의 거리감이 기존 공연장보다 짧아 객석 어디에서나 좋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아레나로 향하는 통로는 천장과 양 기둥까지 삼면이 전광판으로 덧씌워졌다. 여기에는 실시간으로 화려한 영상이 송출돼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볼거리를 선사했다.
공연장 내부에 들어서니 중앙 무대를 객석이 360도로 감싸고 있었다. 수용 인원이 비슷한 다른 국내 공연장과 비교해 객석 가장 높은 자리와 낮은 자리 사이 단차가 생각보다 작았다. 이에 따라 어느 자리에 배정받더라도 무대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었고, 상당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특히 3층과 4층 관객도 무대 위 가수를 생생하게 볼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이는 출연 가수에게도 마찬가지여서 에스파의 카리나는 수상 소감으로 “가까워서 떨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공연장의 특징을 잘 살리려면 기존 일(一)자형이 아닌 ‘360도 무대’가 필수일 듯싶었다.
시상식이 시작되자 장내를 감싸는 웅장한 음향이 귀를 압도했다.
밴드 실리카겔의 무대에서는 취재진이 앉은 3층 객석까지도 ‘둥둥둥둥’ 하는 육중한 사운드와 진동이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이영지의 무대에서도 생생한 래핑이 깔끔하게 들렸다.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는 이후 샤이니의 태민과 동방신기 등 유명 K팝 스타들의 단독 콘서트가 예정돼 있다. 1만명 이상 동원하는 인기 가수들의 선택지가 별로 없던 상황에서 이곳은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다만 서울에서 자차로도 1시간∼1시간 30분이 걸리고, 대중교통으로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셔틀버스를 타야 하는 등 접근성은 과제로 남는다.
이날 시상식을 관람한 한 K팝 팬은 “3∼4층 객석에서는 음향이 깔끔하게 들리지도 않고 가수가 잘 보이지도 않는 다른 공연장과는 달리 음향이 좋아서 놀랐다. 가수들도 가까이에서 매우 잘 보였다”며 “내가 좋아하는 가수도 이곳에서 콘서트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경기도 의정부에서 서울 노원까지 어머니가 태워주시고, 노원에서 시상식 주최 측이 제공한 셔틀버스를 타고 여기까지 왔다”며 “추후 콘서트가 열려도 기획사에서 셔틀버스를 운영하지 않으면 집에서 4시간 이상 걸릴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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