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명중 감독 ‘태’ 37년 만에 리마스터링…11일 특별상영회

지난달 ‘태’ 상영회 참석한 하명중 감독(왼쪽에서 두 번째)
정지영 감독, 하명중 감독, 정일성 촬영감독, 박찬욱 감독(왼쪽부터)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한국영상자료원은 37년 만에 리마스터링한 하명중 감독의 영화 ‘태'(1986)를 오는 11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특별상영한다고 7일 밝혔다.

상영 후에는 하 감독과 정일성 촬영감독, 김영동 음악감독, 주연배우 마흥식 등이 관객과의 대화(GV)를 한다.

‘태’는 고(故) 하길종 감독의 동생으로 배우이기도 했던 하명중 감독의 세 번째 연출작으로, 외부와 단절된 섬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권력에 맞선 민초의 강인한 생명력과 저항을 보여주면서 당시 전두환 정권을 비판했다.

이 영화는 전라도의 한 작은 섬에서 60일간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됐다.

정일성 촬영감독은 “6·25 전쟁 때보다 더 힘들었던 현장”이라면서 “외딴섬에 갇힌 배우와 스태프들이 만약의 사태를 일으킬까 봐 영화에 대한 강의를 24회나 하며 팀워크를 이루려 애썼다”고 돌아봤다.

‘태’는 개봉 당시 정권의 압박으로 제대로 상영이 이뤄지지 않은 탓에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다 최근 영상자료원이 4K 해상도의 디지털 리마스터링으로 복원해 지난달 기념 상영회를 열었다.

상영회에 참석한 박찬욱 감독은 “1980년대 한국 영화사를 다시 쓸 작품”이라고 극찬했다고 영상자료원은 전했다.

박 감독과 정지영, 이준익, 정윤철 감독 등은 ‘태’를 관객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특별상영회를 열기로 하고 준비위원을 맡았다.

ramb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