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정의의 반대는 탐욕…’정의라는 감정에 대하여’

들뢰즈, 20년간 한 말과 글의 모음…’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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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 정의라는 감정에 대하여 = 로버트 C.솔로몬 지음. 김영미 옮김.

저자는 감정(emotion)의 옹호론자이자 감정 철학의 이론적 틀을 세우고 체계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책에 따르면 정의는 이성이 아니라 감정 또는 감수성이다. 정의는 기본적 감정의 촉발과 더불어 시작된다. 정의는 배양되어야 할 감정이지, 사회에 부과된 추상적인 원칙이 아니다.

정의는 개인적 관심과 덕목의 문제이자 우리가 일상에서 살아가는 방식이다.

추상적이고, 거대하고, 비인격적인 이상, 익명의 제도, 시스템, 정부가 갖춰야 할 원칙이나 기준 따위가 정의는 아니다. 이러한 것에 정의의 기준을 두면 개인의 책임은 사라진다.

개인의 행복이나 효용은 우정과 공동체 없이는 의미가 없다. 그래서 정의는 ‘함께하는 행복의 추구’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좋을 삶을 함께 추구하는 것 또한 정의다.

이러한 정의를 방해하는 것은 불의가 아니라 탐욕이다. 추상적인 거대 이데올로기나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탐욕이 정의를 방해한다.

각자 처한 현실에서 조금씩 작은 변화를 추구하면서 작은 정의들을 추구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정의는 우리 자아의 본질적 일부이면서 우리가 좋은 삶을 살기 위해 꼭 필요한 감수성, 즉 오직 행함으로써 키워지는 감수성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오도스. 5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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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질 들뢰즈 지음. 신지영 옮김.

프랑스 철학자로 철학을 포함한 문학, 정치, 정신분석, 영화 등의 분야에 폭넓은 저서들을 남긴 저자(1925~1995)가 1972년부터 20년 가까이 진행한 인터뷰 기고문, 편지글 등을 모은 책이다.

그의 저서 ‘안티-오이디푸스’의 집필 과정과 ‘천 개의 고원’에 담긴 특이한 목차, 언어학·과학·역사학과 맺는 관계를 설명한다.

들뢰즈는 철학과 영화의 관계, 정신분석과 영화, 영화 비평의 역할 등 영화들에 관한 질문에도 답한다.

이와 함께 같은 국적의 철학자 미셸 푸코에 대한 책 ‘푸코’를 쓴 이유, 푸코와의 관계를 포함해 인간의 죽음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입장도 표명한다.

이밖에 라이프니츠, 스피노자 등 사상가들의 영화, 철학, 문학에 대한 그의 생각도 담겼다.

갈무리.3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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