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신간] 표범 아가씨의 굉장한 버스

자, 맡겨 주세요!·첫눈에 반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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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 표범 아가씨의 굉장한 버스 = 나탈리야 샬로시빌리 글·그림. 김선영 옮김.

표범 아가씨가 모는 버스는 언제나 자리가 꽉 찬다. 그러던 어느 날 작고 까만 자동차 한 대가 버스를 앞질러 가자 버스에 탄 동물들은 감탄하고, 그날 이후 동물들은 버스를 버리고 하나둘씩 자동차를 몰기 시작한다.

표범 아가씨의 버스는 텅텅 비게 되고, 급기야 동물들은 도로를 넓힌다면서 나무를 베어버리고 쓸모없는 것들을 모두 치워버리기로 한다. 도로는 자동차로 가득 차고 동물들은 매연 속에 기침하며 서로를 헐뜯기 시작한다.

편리한 기술이 언제나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게 아니라는 점을 일깨워주는 그림책이다.

더 빨리 가고 더 많이 갖기 위해 경시했던 자연과 환경의 중요성을 환기하고,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배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한다.

보림. 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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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맡겨 주세요! = 이소영 글·그림.

오!박사는 모든 문제를 빠르고 신속하게 해결해주는 척척박사다. 뜨거운 날씨에 피부가 갈라진 코끼리에게는 물광팩과 팩 자판기를 보내고, 지구온난화로 먹이가 사라지고 있는 북극곰에게는 바다표범 맛 통조림을 대량으로 만들어 보낸다.

그런데 오!박사의 해법은 근본적인 해결이 아니라 눈앞에 보이는 현상만 없애는 얕은 처방일 뿐이다. 오!박사의 처방이 계속되는 사이 지구는 점점 더 병들어 뜨거워져 가고, 참을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던 지구는 결국 오!박사에게 연락한다.

“헉헉, 도와주세요, 기운도 없고 너무 뜨거워요!”

모든 것을 신속함과 편리함에 맞춘 시스템이 지구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 지를 우회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비룡소. 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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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눈에 반한 사랑 = 비스바와 쉼보르스카 시, 베아트리체 가스카 퀘이라차 그림.

1996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폴란드 시인 쉼보르스카(1923~2012)의 시 ‘첫눈에 반한 사랑’이 그림책으로 만들어졌다.

두 사람이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는 건 얼핏 보면 갑작스러운 감정이 이어준 것 같지만 오래전부터 스쳐 가는 우연이 쌓여 운명이 된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나무의말. 이지원 옮김. 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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