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 문’ 감독 “배두나 쓴 갓, 한국 드라마 ‘킹덤’에서 착안”

22일 넷플릭스 공개 앞둔 간담회…배두나 “검도복은 내가 제안”

‘레벨 문’ 화상 간담회. 앞줄 왼쪽이 잭 스나이더 감독. 뒷줄 가운데가 배두나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잭 스나이더 감독의 신작 ‘레벨 문: 파트 1 불의 아이’에선 배우 배두나가 우주의 압제자에 맞서는 전사 가운데 한 명인 네메시스 역을 맡았다.

쌍칼을 쓰는 검객 네메시스는 갓을 쓰고 짙은 화장을 해 독특한 느낌을 준다. 하의는 검도복을 연상케 한다.

스나이더 감독은 18일 넷플릭스가 공개한 화상 간담회 영상에서 네메시스가 쓴 갓에 대해 “시작은 ‘킹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킹덤’으로 갓이 유명해졌다”고 말했다.

‘킹덤'(2019)은 김성훈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조선시대 역병을 소재로 한 좀비 사극이다.

스나이더 감독은 “두나 씨가 ‘갓은 원래는 남자만 쓰는 것’이라고 했는데, 우리 작품에선 두나 씨 캐릭터가 뭔가 성별을 깨부수는 느낌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배두나는 “남자들만 쓰던 갓을 쓰니까 너무 좋았고 신났다”며 “문인들이 쓰던 갓을, 저(네메시스)는 무사인데 쓴 것도 기분 좋은 일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제가 의상에 대해 의견을 낸 부분은 바지였다”며 “(처음엔) 움직이기 좋게 하려고 바지가 짧았는데 제가 ‘검을 쓰는 여자니까 검도복처럼 긴 와이드 팬츠면 어떻겠나’라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레벨 문’ 화상 간담회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배두나는 네메시스의 캐릭터에 대해선 “파트 1에는 안 나온 네메시스의 이야기가 있다”며 “(내년 4월 공개될) 파트 2를 보면 이 여자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고, 무엇 때문에 복수하고 싶고, 속죄하고 싶고, 정의를 구현하고 싶은지 나온다”고 했다.

‘레벨 문: 파트 1’은 오는 22일 정오부터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먼 미래를 시간적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우주의 압제자 발리사리우스에 맞선 전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다. 주인공 코라(소피아 부텔라 분)가 네메시스를 포함한 전사들을 이끈다.

부텔라는 알제리 출신이다. 스나이더 감독은 출신 지역이 다양한 배우들을 통해 폭넓은 문화적 스펙트럼을 펼쳐내려고 했다고 한다.

스나이더 감독은 “모든 국가에서 한 명씩 모아 유엔 SF물을 만들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며 “애초 이 영화의 스토리가 세계를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히어로를 모으는 이야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부텔라는 코라의 캐릭터에 대해 “코라에게 필요한 건 속죄이고 구원이다. 누구나 인생에서 실수하면 구원받을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고, 코라도 그렇다”며 “속죄가 선의에서 나온다면 그 선의가 중요하다. 이 대목에 정말 강력하고 보편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