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중 훼손 이어져…용의자 1명 추적·앞선 범행은 남녀 2명 소행
경찰 “엄정 처벌하고 관리기관과 예방대책 협력”
(서울=연합뉴스) 안정훈 최원정 기자 =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인 서울 경복궁 담벼락이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된 지 하루 만에 또다시 ‘낙서 테러’를 당했다.
경찰이 도심의 주요 문화재 주변 순찰과 거점근무를 강화했지만 워낙 짧은 시간에 저지른 탓에 모방 범죄를 막지 못했다.
18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오후 10시20분께 경복궁에 또 다른 낙서가 추가됐다는 취지의 신고를 접수했다.
새로운 낙서가 발견된 곳은 이미 낙서로 훼손돼 문화재청이 복구 작업 중인 영추문 좌측 담벼락으로 길이 3m·높이 1.8m에 걸쳐 훼손됐다.
새 낙서는 붉은색 스프레이로 특정 가수와 앨범 이름이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남성 1명이 16일 낙서의 모방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용의자를 검거하는 대로 기존 사건과의 관련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낙서 용의자를 추적 중이며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처벌할 방침이다. 문화재청은 훼손 현장에 임시 가림막을 설치했다.
앞서 16일 새벽 경복궁 담장 일대에는 누군가 스프레이를 이용해 ‘영화 공짜’ 문구와 함께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를 뜻하는 것으로 보이는 문구 등을 낙서하는 일이 벌어졌다.
경찰은 16일 낙서를 저지른 용의자를 남녀 2명으로 파악했으며 지능팀과 형사팀이 합동으로 수사하고 있다.
용의자들이 주도면밀하게 수많은 CCTV를 피해서 도주한 탓에 추적에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용의자 신원을 거의 특정해가는 과정”이라며 “신속히 검거해 엄정히 사법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16일 범행이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와 관련돼있느냐는 질문에는 “행위자 검거 이후 배후나 동기에 (관련이 있는지를) 추가 수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서울 도심에 대상이 되는 문화재가 많아 첫 사건 이후 순찰과 거점 근무를 강화했음에도 짧은 틈에 또 범행이 벌어졌다”며 “경찰이 한정된 인력으로 다 지킬 수 없는 만큼 문화재 관리기관과 협력해 CCTV 추가 설치, 관제센터 연계 등을 통해 추가 범행을 예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발하는 경우에는 중대 범죄인만큼 엄정히 처벌하겠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린다”며 “시민들도 관심을 갖고 적극 신고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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