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애니 제작사 대표 “우영우처럼 사랑스러운 캐릭터 만들죠”

‘인투 더 월드’ 개봉 앞둔 화상 간담회…”약점 가진 캐릭터가 매력적”

크리스 멜라단드리 일루미네이션 대표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한국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캐릭터 우영우가 우리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비슷한 거 같아요. 우영우는 너무 사랑스럽고 마음에 남는 캐릭터죠. 배우(박은빈)는 캐릭터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잘 알아, 대사뿐 아니라 움직임 하나하나로 캐릭터에 숨을 불어넣는 듯했어요. 우리도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그런 식으로 창조해내죠.”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제작사 일루미네이션의 크리스 멜라단드리 대표는 22일 국내 언론과의 화상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일루미네이션은 디즈니·픽사, 드림웍스 등과 함께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의 강자로 꼽힌다. 멜라단드리 대표는 일루미네이션이 창조해낸 캐릭터의 강점에 관한 질문에 우영우 얘기를 꺼냈다.

올해 상반기 세계적으로 흥행한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와 ‘미니언즈’ 시리즈도 일루미네이션의 작품이다.

멜라단드리 대표는 캐릭터의 매력을 빚어내는 비결에 관해선 “캐릭터를 만들 땐 그들의 약점에서 출발한다”며 “우리 모두 약점이 있기에 캐릭터와 공감대가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캐릭터의 영혼을 발견하고 표현하는 역량을 가진 애니메이터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이들은 캐릭터의 숨겨진 매력을 정확하게 찾아내 극대화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인투 더 월드’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내년 1월 10일엔 일루미네이션의 신작 ‘인투 더 월드’가 개봉한다. 벤저민 레너 감독이 연출한 이 애니메이션은 작은 연못에서 안전하게 살다가 자메이카를 향해 난생처음 여행을 떠난 오리 가족이 미국 뉴욕에 불시착하면서 겪는 모험 이야기다.

멜라단드리 대표는 이 작품의 특징에 관한 질문에 “시각적인 인상을 꼽을 수 있다”며 “회화적인 스타일로,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또 “오리 가족 중에서도 그웬이란 이름의 딸이 있는데 정말 귀엽고 예뻐 보는 내내 웃음을 자아낼 것”이라며 “영화의 마음이 담긴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멜라단드리 대표는 “오리는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매력적인 동물이라 개인적으로도 참 좋아한다”며 “오락 영화에 걸맞은 재미를 보여주는 캐릭터로 오리가 딱 맞을 것 같았다”고 했다.

그는 이 작품의 주제에 관해선 “미지의 바깥세상에 대한 두려움 탓에 안전한 곳에 숨으려고만 하는 인간 본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일루미네이션은 멜라단드리 대표가 2007년 창립한 제작사로, ‘슈퍼배드'(2010)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주목받았다.

멜라단드리 대표는 일루미네이션이 상대적으로 젊은 제작사로 유럽 출신의 아티스트가 많다고 소개하고, “전 세계에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아티스트를 발굴하려고 노력한다”며 “이를 통해 최대한 다양한 문화적 감성을 애니메이션에 담아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영화산업의 규모가 크고 관객들의 눈높이도 매우 높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우리 작품이 한국에서 흥행하는 건 그만큼 의미 있는 찬사가 된다”고 했다.

‘인투 더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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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