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비보에 연예계 추모 물결…”치열하고 다정했던 모습 기억”(종합)

행사들은 줄줄이 취소…”훌륭한 연기로 기억되길”

이선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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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재하 오명언 기자 이승미 인턴기자 = 배우 이선균이 27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연예계 주요 행사들이 연달아 취소됐다.

tvN은 당초 이날 오후 2시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 온라인 제작발표회를 생중계할 예정이었으나 행사를 앞두고 이선균의 사망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다음 달 1일 녹화 중계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에 준사 역할로 출연한 배우 김성규도 이날 오후 언론과 인터뷰가 예정돼 있었으나 이선균의 비보가 전해지자 “연예계에 일어난 갑작스러운 소식으로 인해 일정을 취소하게 됐다”며 양해를 구했다.

최근 천만 관객을 달성한 영화 ‘서울의 봄’은 이달 28일 무대인사 행사를 계획했으나 “부득이하게 취소됐다”고 공지했다. 직접적으로 원인을 언급하진 않았으나 이선균의 사망 소식에 따른 결정으로 보인다.

연예계 안팎에서는 갑작스러운 비보에 추모의 목소리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는 입장문을 내 “치열하고 다정했던 이선균을 기억하고 그가 연기했던 이 시대를 돌아보겠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가족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또 “그가 호흡하고 연기했던 이 시대에 대해 또 한 번 의구심과 경계를 갖지 않을 수 없다”며 “삶을 연기할 줄 아는 세계적인 배우, 그가 획득한 이 화려한 칭호에도 이 시대를 사는 우리는 그의 위로가 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소설 ‘파친코'(2017)를 쓴 재미교포 이민진 작가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썼다. 이어 “수많은 작품 중 특히 ‘기생충’에서 괄목할 연기를 보였고 ‘나의 아저씨’에서 보여준 연기도 특출났다”며 “훌륭한 연기와 창의적인 재능으로 기억되길”이라고 남겼다.

코미디언 윤택은 SNS에 “감미롭고 그윽한 목소리의 연기로 스크린을 통해 행복을 안겨주었던 자랑스러운 한국의 연기파 배우가 세상을 등지고 편안한 곳으로 향했으니 부디 그곳에선 편안하고 자유로운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배우 수현은 “누구나 자신의 실수를 용서받을 자격이 있다”며 “한국 엔터테인먼트가 너무나 위대한 재능을 잃었다”고 썼고, 방송인 장성규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글을 올렸다.

이선균이 주연한 영화 ‘화차'(2012)의 변영주 감독은 SNS에 검은 이미지를 게재해 고인을 애도하는 뜻을 드러냈다. 방송인 정가은, 배우 이지훈, 그룹 쿨의 유리 등도 애도의 뜻을 밝혔다.

김이나 작사가는 SNS에 “차라리 악플러이거나 아예 그런 기사에 관심을 끄는 사람이 아닌 그 가운데 어디쯤에 있는, 어쩌면 제일 비겁한 부류에 있는 게 나”라며 자성의 글을 남겼다. 직접 언급하진 않았으나 이선균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선균은 드라마 ‘파스타'(2010)와 ‘골든타임'(2012), ‘나의 아저씨'(2018), 영화 ‘쩨쩨한 로맨스'(2010),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끝까지 간다'(2014) 등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스타 반열에 올라섰고, 2019년에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출연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최근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간이 시약 검사와 정밀 감정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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