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으로 완성한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 1.8%로 종영

ENA ‘사랑한다고 말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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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소리 없는 사랑을 그려낸 클래식 멜로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가 1%대 시청률로 종영했다.

17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방송된 ENA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 최종회 시청률은 1.8%로 집계됐다.

전날 방송에서는 이별의 아픔을 딛고 다시 서로를 선택한 차진우(정우성 분)와 정모은(신현빈)의 모습이 그려졌다.

정모은은 차진우와의 이별 후, 본인조차 알아채지 못했던 자신의 욕심을 직면하게 된다. 그동안 자기가 차진우는 해줄 수 없는 것을 은근히 바라왔다는 것을 깨닫고 반성한다.

차진우 역시 정모은을 그리며 가슴 아파하고, 그를 잊기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기로 결심한다. 차진우는 떠나기 직전 공항에서 그토록 보고 싶던 정모은을 발견하지만, 결국 두 사람은 끝내 엇갈리고 만다.

드라마는 1년 후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차진우가 정모은이 주연으로 나선 연극을 찾아가 둘이 서로를 다시 마주하는 모습을 비추며 막을 내렸다.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마음을 닫고 살아가는 청각 장애 화가 차진우와 무명 배우 정모은이 만나 서로에게 스며내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청각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 드라마는 과감하게 소리를 비워내고, 미장센과 배우들의 표정 연기로 여백을 채웠다.

대부분의 대사를 글로 적어냈는데, 오히려 쓰이는 단어와 문장 하나하나에 더 집중하게 돼서 마치 한 편의 소설책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줬다는 평을 받는다.

배우들의 열연도 보는 재미를 높였다. 정우성과 신현빈은 말 대신 수화와 눈빛으로 서로의 진심을 읽어내는 두 주인공의 다양한 표정을 묘사하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특히 ‘빠담빠담’ 이후 약 12년 만에 멜로 드라마에 출연한 정우성은 특유의 따뜻하면서 우울한 분위기를 연기에 녹여내며 캐릭터의 순수한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는 호평을 듣는다.

다만, 드라마의 줄거리 자체는 뻔하게 흘러가다 보니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스토리의 힘이 약해졌다는 반응도 나온다. 오랜 첫사랑의 등장과 삼각관계, 서로 다른 점 앞에서 흔들리는 연인의 모습 등이 예측할 수 있게 전개됐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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