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맨’ 조진웅 “팔다 팔다 이름까지 판 남자…치밀한 각본”

‘괴물’ 공동집필 하준원 연출 데뷔작…”봉준호 감독에게 힘 얻어”

정치 컨설턴트 역 김희애 “여배우라면 탐낼 만한 매력적 캐릭터”

‘데드맨’ 연기한 조진웅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19일 오전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린 영화 ‘데드맨’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조진웅이 맡은 배역을 소개하고 있다. 2024.1.19 mjk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봉준호 감독님께서 평소 각본의 구체적인 방향이나 캐스팅 등에 대해 조언을 많이 해주세요. ‘데드맨’을 보시고는 ‘이 작품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하시면서 힘을 주셨죠.”

영화 ‘데드맨’을 연출한 하준원 감독은 19일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봉 감독에게 시나리오를 보여주던 당시를 회상하며 이같이 말했다. 봉 감독의 영화 ‘괴물'(2006)을 공동 집필한 그는 ‘데드맨’이 감독 데뷔작이다.

다음 달 7일 개봉하는 ‘데드맨’은 1천억원 횡령의 누명을 쓴 채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 남자 만재(조진웅 분)가 빼앗긴 인생을 되찾기 위해 추적에 나서는 이야기로, 이른바 ‘바지 사장’을 소재로 삼았다.

하 감독은 “사람은 모두 이름을 갖고 태어나 그에 대한 책임을 지며 살아가지 않느냐”면서 “그런데 어떤 이들은 다른 사람에게 자기 잘못을 떠넘긴다. 감독과 작가로서 사회적 책임 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데드맨’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바지 사장들의 세계를 5년에 걸쳐 취재했다. 촘촘한 각본은 주연 배우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조진웅은 “감독님이 설계한 이야기에 치밀함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면서 “상당히 매력적인 각본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연기한 만재를 두고 “팔다 팔다 이름까지 판 남자”로 소개하면서 “그때그때 느끼는 공포감 등 여러 감정을 날것처럼 드러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정치 컨설턴트 연기한 김희애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19일 오전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린 영화 ‘데드맨’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김희애가 맡은 배역을 소개하고 있다. 2024.1.19 mjkang@yna.co.kr

김희애는 타고난 지략으로 정치판을 쥐락펴락하는 최고의 컨설턴트 심 여사 역을 소화했다. 만재의 누명을 벗겨 다시 세상 밖으로 끌어내려는 인물이다.

하 감독은 김희애를 캐스팅하기 위해 심 여사가 등장하는 부분의 시나리오를 처음부터 다시 썼다.

김희애는 “그동안 보지도 듣지도 못한 캐릭터였다. 너무 매력적이어서 여배우라면 너무나 탐낼 만한 역할”이라면서 “자기 이익을 위해 만재를 끌어들이는데, 악당이 될지 만재의 든든한 ‘백’이 될지 기대해달라”며 웃었다.

그 역시 “각본에 전문가가 조사한 것 같은 정확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러면서도 드라마틱한 이야기”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영화 ‘기적'(2021)에서 준경(박정민)의 누나 보경 역으로 얼굴을 알린 이수경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만재를 쫓는 희주를 연기했다.

이수경은 “희주는 굉장히 집요하고 뜨거운 여성”이라며 “목표만을 향해 달려가던 희주가 만재를 만난 뒤 성격에 변화가 생기는 게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하 감독은 세 배우의 연기 앙상블을 보는 게 관람 포인트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이야기가 하나의 조화로운 오케스트라라면 만재는 감정의 진폭을 최대로 이끌어가는 악기고, 심 여사는 지휘자”라면서 “희주는 객관적으로 이들을 바라볼 수 있는 청중”이라고 소개했다.

설 연휴 직전 개봉하는 ‘데드맨’은 윤여정·유해진 주연의 ‘도그데이즈’, 나문희·김영옥 주연의 ‘소풍’, 할리우드 액션 영화 ‘아가일’ 등과 경쟁할 예정이다.

영화 ‘데드맨’ 제작보고회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19일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린 영화 ‘데드맨’ 제작보고회에서 감독과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준원 감독, 이수경, 김희애, 조진웅. 2024.1.19 mj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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