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일상적 삶이 철학…’전쟁터로 간 소크라테스’

신화 속 집단 무의식 해부…’신탁 콤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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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 전쟁터로 간 소크라테스 = 김헌 지음.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엠페도클레스가 에트나산 꼭대기에 올라가 스스로 분화구에 뛰어든 것은 믿음을 실천하기 위해서였을까.

포티다이아 전투에 중무장한 보병으로 참가한 적 있는 소크라테스가 ‘구름 위에 있는 철학자’가 아니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왜일까.

저자는 철학 하는 것은 생각하고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철학에 따라 행동하는 일상적인 삶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철학자의 삶 자체와 그 속에서 이루어진 철학적 사유를 살펴보면서 서양 철학사를 풀어나간다.

책은 최초로 삶 속에서 철학을 실천한 자연주의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펼치고, ‘궤변론자’로 알려진 프로타고라스 등 소피스트들의 삶과 궤적을 통해 철학적 내용을 조명한다.

이어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삶과 에피소드들을 통해 진정한 철학자들의 철학과 사유를 공유한다.

북루덴스. 3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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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탁 콤플렉스 = 조현설 지음.

저자는 종교인, 무속인 등을 매개자로 해 나타나는 신의 말, 즉 신탁(神託·oracle)에 콤플렉스 개념을 도입했다.

무속 신화 ‘바리데기’에서 오구대왕은 신탁을 무시해 내리 딸을 얻었고, 일곱째 딸 바리데기도 태어난다.

이 신화에는 불안감이 신탁에 의존하게 했는데, 신탁에 대한 의존이 오히려 불안을 가중하는 악순환에 빠지는 상황이 드러난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오이디푸스와 그의 아버지 라이오스를 비극으로 몰아간 것도 바로 신탁 콤플렉스였다고 저자는 해석한다.

무속인의 말에 이끌려 일상이나 가족을 버리고, 신탁을 빌미로 삼아 다른 종교나 민족을 배제하고, 자살 테러를 감행하는 일이 벌어진다. 신탁에 대한 두려움으로 비행기 타기를 꺼리거나, 조상의 묘를 이장하고, 개명하고, 혼삿날을 바꾸기도 한다.

우리 사회의 이런 의식들에 편승해 도사, 법사, 무당, 타로 마스터 등 숱한 ‘신탁업’이 성업 중이다.

저자는 구전되는 신화와 전설, 굿 놀이, 민담 등 한국인의 집합적 정신이 집약된 옛이야기를 재해석해 집단 무의식을 가늠한다.

신화 속에는 신탁을 위반함으로써 신탁으로부터 거리를 확보해 콤플렉스를 해소하는 ‘탈(脫)신탁 콤플렉스’에 도달하는 인물도 있다는 것을 저자는 보여준다.

이학사. 208쪽.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