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부터 미술, 마술까지…차별화 노리는 서바이벌 예능들

극과 극 성향 참가자들의 치열한 이념 서바이벌 ‘사상검증구역’

출신 대학 걸고 경쟁하는 ‘대학전쟁’·’대학체전’ 등

웨이브 오리지널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
[유튜브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은 남자로 사는 것보다 더 편한 점이 많다”, “미국의 흑인차별은 어느 정도 근거가 있다”,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이민자는 그 수를 최소화해야 한다”

‘헉소리’가 절로 나는 민감한 주제들이 모니터에 뜨자 참가자들은 서슴없이 본인의 신념대로 설문지를 완성해간다. 정치, 젠더, 계급, 사회윤리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젊은 남녀 12명이 한곳에 모여 치열하게 토론하며 ‘정치 서바이벌’을 펼친다.

예능에서는 드문 소재였던 정치에서부터 미술, 마술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포맷들과 차별화를 노린 다양한 서바이벌 예능이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지난 26일 공개된 웨이브 오리지널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는 9일간의 합숙 기간에 자신의 신념을 최대한 숨기면서 게임에 참여해 공동체의 상금을 적립하는 서바이벌이다.

참가자들은 상금 분배와 탈락자 결정에 권한이 있는 ‘리더’를 매일 투표로 선출한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세력을 형성해 스스로 리더가 되거나 내 편인 사람을 리더로 만들어야 한다.

웨이브 오리지널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
[방송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성인 잡지 ‘맥심’의 모델과 전 페미니즘 활동가, 교수인 두 부모 아래서 안 해본 과외가 없다는 유학파 래퍼와 단칸방에서 여섯 식구가 함께 자면서 자랐다는 군인 출신 방송인까지,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이들은 사사건건 부딪치고 대립한다.

출신 대학교를 걸고 경쟁하는 서바이벌도 있다.

지난달 최종회를 공개한 쿠팡플레이 ‘대학전쟁’은 국내외 유명 대학교 재학생들이 출신 학교의 명예를 걸고 오로지 두뇌로만 승부를 겨루는 서바이벌이다. 난다 긴다 하는 똑똑한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암산과 추리, 암기력 등을 활용해 미션을 수행하며 경쟁한다.

내달 처음 방송되는 MBC ‘대학체전: 소년선수촌’은 각 대학을 대표하는 체대 청춘스타들이 모여 학교의 명예를 걸고 싸우는 팀 대항 서바이벌이다.

국가대표 레슬링 선수 장은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 이대훈, 특수부대 출신 덱스 등이 코치진으로 나서 학생들을 이끈다.

MBC ‘대학체전: 소년선수촌’
[MB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직 대중에게는 생소한 분야를 파고든 서바이벌 프로그램들도 눈길을 끈다.

MBN은 오는 3월 중 미술작가 오디션 예능 프로그램 ‘화100’을 선보인다. 한국미술협회가 후원하고 인천미술협회와 인천시가 공동참여하는 국내 첫 대국민 미술 오디션 예능이다.

나이와 학력, 장르의 제한 없이 평면 회화에 자신이 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참가자들을 모집했다. 1차 심사를 통과한 100여 명의 참가자들이 방송에 출연한다. 참가자들은 전국 여러 장소에서 다양한 주제와 미술 재료로 그림을 그리며 ‘최종 1인’이 되기 위해 경쟁한다.

마술 오디션 예능도 있다.

MBC는 글로벌 마술 오디션 프로그램 ‘더 매직'(The Magic·가제)을 제작한다. 올해 상반기 방송을 목표로 현재 참가자들을 모집 중이다.

‘더 매직’은 국내 마술사들은 물론,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마술사들이 참가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마술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최고의 마술사를 가려내는 서바이벌 예능이다.

SBS는 “현재 각종 세계 마술대회에서 상위권으로 입상하고 있지만, 아직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K-매직’의 위상을 입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트로트, 노래 경연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눈을 뗄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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