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 “韓액션, 할리우드서도 놀라…한국도 액션 본거지 가능”

넷플릭스 영화 ‘황야’ 공개…”스토리보단 액션 중심, 게임 하듯 봐주길”

4월쯤엔 ‘범죄도시 4’ 개봉…”이야기 묵직하고 코미디 많아”

배우 마동석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마동석 주연의 액션 영화 ‘황야’는 지난달 26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지 사흘 만에 비영어권 영화 부문 1위에 오르며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영화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서울에서 살아남으려고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마동석은 사냥꾼인 주인공 남산 역을 맡았다. 그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에 출연한 건 처음이다.

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마동석은 ‘황야’가 인기를 끄는 데 대해 “운이 좋은 것 같다. 잘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웃었다.

‘황야’는 처음부터 극장 개봉이 아니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목표로 제작됐다는 게 마동석의 설명이다. 그는 이 영화의 기획과 각본을 포함한 제작 전반에 참여했다.

마동석은 “국내 팬들도 중요하지만, OTT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보여주는 거라 액션 위주로 했다”며 “기왕이면 액션 수위도 높게 가져가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선 이야기가 빈약하다는 부정적 반응도 나온다.

마동석은 “원래 시나리오엔 등장인물의 과거사와 같은 드라마가 있었다”며 “그런데 액션 장면을 집어넣으면서 만들어가다 보니 영화가 세 시간을 넘어갔다. 어차피 드라마 위주의 영화가 아닌 만큼 조금 불친절하더라도 (드라마를) 쳐내고 액션 위주로 재설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스토리보다는 액션을 보여주는 엔터테인먼트의 요소가 강한 영화로, 게임 하듯 봐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지난해 8월 개봉한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느낌이 비슷하다는 말에는 “서울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가 두 편이 있는데 둘 다 남산 타워가 나오더라, 그 정도로 생각해달라”며 웃었다.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복싱과 같은 맨몸 격투를 주로 선보인 마동석은 ‘황야’에선 마체테 칼과 장총, 권총 등 다양한 무기를 사용한다. 액션의 분량이 많고 강도도 높다.

그는 “(‘범죄도시’와 같은) 기존 작품은 현실에 기반한 이야기라 액션도 사실감 있게 보여주려고 했다”며 “반면 ‘황야’는 SF인 만큼 사실적이지 않은 과격하고 센 것도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황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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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야’에서도 마동석의 액션과 유머는 유감없이 발휘된다. 그의 시원한 액션은 통쾌감을 주고, 대사인지 애드리브인지 모를 재치 넘치는 말은 웃음을 자아낸다.

마동석은 “(‘황야’를 기획할 때) SF 액션물인 만큼 내가 지금까지 안 해본 새로운 캐릭터를 할지, ‘범죄도시’에서 보여준 마동석을 그대로 가져갈지 논의한 끝에 미래 대재난 속으로 간 마동석을 그대로 보여주기로 했다”며 “기존 영화들을 본 관객들에겐 기시감을 줄 수는 있다”고 말했다.

마동석은 언젠가는 기존 영화와는 다른 새로운 캐릭터를 선보일 거라는 구상도 가지고 있다. 그는 “나이 들어 액션을 못 해 다른 장르로 가면 어차피 다른 캐릭터를 하게 될 것”이라며 웃었다.

‘황야’는 허명행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허 감독은 ‘범죄도시’ 시리즈를 비롯한 여러 작품에 무술감독으로 참여하며 마동석과 호흡을 맞췄다.

마동석은 “전쟁에 열 번은 같이 다녀온 것 같은 (전우애로 뭉친) 친구이자 동생”이라며 “외국 영화가 따라올 수 없는 한국 영화의 액션을 허 감독과 함께 앞으로도 많이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마동석은 한국 액션 영화에 대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황야’에서) 뒷부분 하이라이트 액션 장면은 좁은 공간에 와이어까지 들어가 정말 복잡한데 이틀 만에 다 찍었다”며 “할리우드에선 그런 걸 보면 놀란다. 그곳에선 통상 4주는 걸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한국에서도 좋은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내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영화의 본거지를 할리우드로 생각하지 않나”라며 “액션 영화만큼은 한국을 본거지로 만들 수 있다. 할리우드 배우도 우리나라에 와서 액션을 찍을 수 있도록 해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는 4월쯤엔 마동석 주연의 ‘범죄도시 4’도 개봉 예정이다. 이 영화는 한국 시리즈 영화로는 처음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마동석은 ‘범죄도시 4’에 대해 “블라인드 시사를 했는데, 점수가 1∼4편 중 제일 높게 나왔다”며 “이야기가 묵직하고, 코미디도 많다”고 소개했다.

마동석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이야기도 꺼냈다.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방송인인 아내 예정화가 관리하는데, 최근엔 “요즘 웃을 일이 하나도 없었는데 이걸 보고 웃으면서 하루를 시작한다”는 댓글이 달렸다. 이 글을 읽은 마동석은 인스타그램을 좀 더 열심히 하기로 다짐했다고 한다.

“영화를 만들 때의 감정과 비슷해요. 삶에 지친 분들이 제 영화를 보는 시간만이라도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즐기면 좋겠어요. 저는 엔터테이너이기 때문이죠.”

‘황야’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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