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기억들·특성 없는 남자 4권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 구름에 달 가리운 방금 전까지 인간이었다 =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일본의 추리소설 거장으로 손꼽히는 미야베 미유키가 일본 전통 정형시의 일종인 하이쿠(俳句)와 미스터리 단편소설의 접목을 시도한 단편집을 내놨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가 들어간 하이쿠 구절을 제목으로 한 12편의 이야기를 담았다.
시댁에서 고립된 며느리, 남자친구에게 스토킹당하는 여자, 바람피우는 남편에게 속는 딸의 삶을 엄마의 입장에서 쓴 얘기 등 여성의 슬픔과 고통에 공감하는 이야기들이다.
작가는 이번 12개 작품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이 기획을 2권, 3권으로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스피어. 360쪽.
▲ 기억의 기억들 = 마리야 스테파노바 지음. 박은정 옮김.
‘나’는 고모의 집에서 일기장 하나를 발견한다. 사소한 기록으로 가득한 이 일기장은 ‘나’로 하여금 오랫동안 간직해온 꿈인 가족사를 쓰는 작업을 시작하게 만들고, 유대계 러시아인 가족의 5대에 걸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기나긴 여정이 시작된다.
‘기억의 기억들’은 러시아의 푸틴 체제에 반대해 독일로 망명한 시인 마리야 스테파노바의 첫 소설이다.
자서전, 픽션, 여행기, 비평 등 다양한 글쓰기 형식을 활용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작가는 정치와 역사, 기억에 대한 독특하고도 치열한 탐구를 담은 이 작품으로 2021년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에 올랐다.
복복서가. 592쪽.
▲ 특성 없는 남자 4권 = 로베르트 무질 지음. 안병률 옮김.
오스트리아 작가 로베르트 무질(1880~1942)의 필생의 역작인 ‘특성 없는 남자’가 완역됐다.
이번에 출간된 4권은 소설의 3부 ‘천년 왕국으로-범죄자들’을 번역한 것으로, 무질이 1932년 펴낸 원서의 제2권에 해당한다.
미완성 유작인 ‘특성 없는 남자’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도덕적·지적 쇠퇴를 다룬 방대한 분량의 소설로, 전통적 서사를 파괴한 철학적 에세이 형식을 띠고 있다.
이번에 번역 출간된 3부의 핵심은 오빠 울리히와 여동생 아가테가 나누는 도덕에 관한 대화다.
아가테는 아버지의 관에 가터벨트를 집어넣는 것에 멈추지 않고 유언장까지 위조하는데, 남매에게 범죄는 단순히 사회적 규율을 해치는 행위가 아니라 도덕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되묻게 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북인더갭. 5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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