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3 종영 7년만의 속편, 티빙서 공개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사실 ‘크라임씬’ 시리즈를 다시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별로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미디어 환경이 바뀌고 OTT(동영상 스트리밍)가 생기면서 주변에서 ‘크라임씬을 해보면 좋겠다’는 얘기가 나왔죠.”
방영 당시 시청률은 비록 높지 않았지만, 탄탄한 팬층의 사랑을 받았던 JTBC의 추리 예능 프로그램 ‘크라임씬’ 시리즈가 7년 만에 OTT 플랫폼 티빙에서 ‘리턴즈’라는 이름으로 돌아온다.
지난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윤현준 PD(스튜디오슬램 대표)는 “사실 ‘크라임씬’을 다시 만들기에 앞서 괜히 팬들의 기억을 망가뜨리는 것 아닐지 고민이 많았다”며 “그래도 다시 해보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고 털어놨다.
‘크라임씬’ 시즌1이 2014년 처음 방송된 지 어느새 10년이 흐른 것에 대한 소회를 묻자, 윤 PD는 “그 시절에는 잘 안됐던 프로그램인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인기가 많아져 있더라”고 운을 떼었다.
“프로그램이 PD에겐 아이 같다는 말을 많이 하잖아요? ‘크라임씬’은 버린 자식이 갑자기 좋은 모습으로 돌아온 것만 같아요. 그래, 그렇다면 내가 너를 다시 잘 키워볼게, 싶은 느낌이랄까요?”
그렇게 제작된 프로그램이 오는 9일 공개를 앞둔 티빙 오리지널 ‘크라임씬 리턴즈’다. ‘크라임씬’ 시즌3이 2017년 4∼7월 방송된 지 약 7년 만이다.
윤 PD는 ‘크라임씬’을 다시 만들 수 있게 된 계기를 미디어 환경의 변화, 즉 OTT의 활성화에서 찾았다.
그는 “제가 시청자여도 TV로 ‘크라임씬’을 보라면 안 볼 것 같다”며 “계속 생각하면서 봐야 하는 프로그램인데 화면이 ‘쓱’ 지나버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OTT에 공개하면 그런 문제가 사라진다”며 “시청자 입장에서 OTT 콘텐츠는 언제든 멈추거나 앞으로 돌려볼 수도 있고, 연출자 입장에서도 ‘중요한 장면은 더 여러 번 보여줘야 하나?’ 하는 고민이 줄어든다”고 덧붙였다.
그도 그럴 것이 ‘크라임씬’ 시리즈는 출연자들이 각자에게 부여받은 역할에 따라서 연기하고 그들 중에 누가 범인인지를 추리해내는 과정을 다룬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른바 ‘마피아 게임’과 비슷하다.
특히 제작진이 사전에 세트장에 배치해둔 단서가 끊임없이 화면에 등장하는데, 한 번 놓치면 앞부분을 다시 재생할 수 없는 TV 채널에서는 시청자가 내용을 따라가기에 버거운 면이 있었다.
이번 ‘크라임씬 리턴즈’에는 시즌1∼3에 모두 고정 출연했던 방송인 박지윤, 시즌2·3의 장진 감독, 시즌2에서 활약한 장동민이 출연한다. 여기에 배우 주현영과 샤이니의 키, 아이브의 안유진 3명이 새 멤버로 투입됐다.
윤 PD는 “새 멤버는 게임에 적응하기 쉽지 않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절반 정도는 종전에 출연한 분을 섭외하고 나머지 절반은 새 출연자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연자들의 호흡이 중요한 게임이다 보니 새로 합류한 분들이 잘 적응할지 걱정이 많았지만, 후반부에서는 새 멤버라는 것이 전혀 걱정되지 않을 정도로 잘 적응해줬다”고 칭찬했다.
팬들은 이번 시즌의 제목이 ‘시즌4’가 아닌 ‘리턴즈’라는 이유로 새 시즌이 나오지 않을 것을 염려하고 있다.
윤 PD는 제목에 대해 “돌아왔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리턴즈’라는 제목밖에 떠오르지 않았다”며 “다음 시즌은 7년보다는 더 빨리 만들어지거나 아예 안 만들어질 것”이라며 미소지었다.
jae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