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들의’ 김혜준 “작지만, 한 방 있는 정지안…새총 같았죠”

맨몸 액션으로 킬러들에 맞서는 대학생 역…”지안이와 함께 성장”

배우 김혜준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이번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나 봐요. 저는 장르물이 계속 끌리더라고요. (웃음)”

잔혹하고 권력욕 있는 계비(킹덤)와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구경이)에 이어 이번에는 맨몸 액션으로 킬러들에게 맞서게 된 평범한 대학생까지.

짙은 인상의 강렬한 캐릭터들을 주로 연기해온 배우 김혜준(29)은 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저는 생각보다 유쾌한 사람”이라며 발랄한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계속 센 캐릭터들을 맡아와서 이제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며 “그런 이유로 ‘킬러들의 쇼핑몰’도 처음에는 고사했었다”고 밝혔다.

몇 개월이 지나 다시 출연 제안을 받았다는 김혜준은 “대본을 읽어보니 너무 재밌었고, 장르를 따질 때가 아니라 그냥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결국 바로 작품을 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디즈니+ ‘킬러들의 쇼핑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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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준은 ‘킬러들의 쇼핑몰’에서 어린 나이에 부모를 여의고 평범하지 않은 삼촌 밑에서 자란 조카 정지안을 연기한다.

지안을 거둬들인 삼촌 정진만(이동욱 분)은 지안을 강하게 키워냈다.

고작 초등학생이던 지안이 자기 덩치만 한 가방을 옮기다가 넘어져도 일으켜주지 않았고, 비가 쏟아지는 날에도 기어코 혼자 등하교하게 했다. 그러면서도 지안이 잠든 뒤에는 침대맡에 걸터앉아 그를 한참 바라보며 걱정하다 잠자리에 드는 게 정진만의 사랑 방식이었다.

김혜준은 “주인공이 정진만이 죽고 시작한다는 점이 특이하면서도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으로 작용한 것 같다”며 “삼촌이 살아있을 때의 모습을 회상으로 보여주는 게 둘의 관계성을 더 애틋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일한 보호자였던 삼촌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지안은 삼촌이 남긴 수상한 쇼핑몰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그리고 애도할 시간도 없이 쇼핑몰 창고를 노리는 고객들의 습격이 시작된다.

배우 김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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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다수의 킬러에 맞서 수준급 무에타이 액션을 소화한 김혜준은 “훈련이 너무 고돼서 이제 액션은 감히 다시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컷’ 하자마자 쓰러져서 ‘더는 못 하겠어요’ 한 적도 있었어요. (웃음) 근데 막상 또 나온 걸 보니까 아쉬운 부분이 보여서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생겨요. 항상 하는 후회지만, 조금 더 해볼걸, 에너지를 더 써볼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 같아요.”

정지안은 주로 맨몸 액션으로 적들을 상대하지만, 주로 사용하는 무기는 다름 아닌 새총이다.

김혜준은 “멋진 총을 든 배우들이 부러울 때도 있었는데, 새총이 제일 ‘지안이스럽다’고 느꼈다”고 웃어 보였다.

그는 “정지안은 언뜻 보기에는 작고, 여려 보이지만 한 방이 있는 캐릭터”라며 “다들 무시하지만, 위기를 헤쳐 나가면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지안이 새총 같았다”고 설명했다.

배우 김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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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네이버TV 웹드라마 ‘대세는 백합’으로 데뷔한 김혜준은 “이번에도 캐릭터에 깊게 몰입해서 살았다”며 “지안이와 함께 성장한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극 중 지안이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인물들이 많은데, 나를 위해주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이 따뜻하게 와닿았다. 인간 김혜준으로서도 많이 채워지는 느낌이 들어서 앞으로 살아가는 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co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