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미니음반 ‘에이트 댓’으로 컴백…유명 게임 패러디한 오프닝 눈길
“음악적 욕심의 최고치 담으려 노력했죠”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돈 가방을 하나씩 어깨에 짊어지고 등장한 영파씨 멤버들이 지폐를 한 움큼 집어 들어 하늘로 던져버렸다.
이어 ‘캐릭터를 선택하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범죄 액션 게임 캐릭터가 된 멤버들이 한 소절 랩으로 저마다의 개성을 뽐낸다.
21일 서울 서대문구 예스24 원더로크홀에서 열린 영파씨의 미니음반 ‘에이트 댓'(ATE THAT) 발매 쇼케이스는 간단한 인사로 시작하는 기존 행사와 다른 방식으로 시작을 알렸다.
걸그룹으로서는 독특하게 힙합을 정체성으로 삼고 있다는 특징과 음악에 대한 자신감이 느껴지는 오프닝이었다.
멤버들은 “K팝의 청개구리라 불리는 만큼 신선한 무대를 보여주고 싶어 준비한 오프닝이었다”며 “무대를 씹어먹겠다는 생각으로 나왔으니 무시무시하게 생각해달라”고 밝혔다.
‘에이트 댓’은 K팝을 부스러기 하나 남김없이 씹어 먹겠다는 강렬한 포부를 담은 앨범이다. 동명 타이틀곡을 포함해 스냅 장르의 ‘바나나스'(Bananas)와 감성적인 재즈 팝인 ‘화약'(Umbrella) 등 총 4곡이 수록됐다.
첫 미니음반 ‘마카로니 치즈'(MACARONI CHEESE)와 두 번째 미니음반 ‘XXL’에서 이어지는 영파씨의 성장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작품이다.
한지은은 “이번 앨범을 한 단어로 정의하면 영파씨의 욕심”이라며 “멤버 다섯 명이 가지고 있는 음악적 욕심의 최고치를 담아내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동명 타이틀곡은 힙합 장르의 일종인 지펑크 곡으로 영파씨가 가진 당돌한 목표와 꿈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다. 멤버 정선혜, 위연정, 도은이 작사에 참여해 무대를 즐기겠다는 솔직한 마음을 표현했다.
정선혜는 “랩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다섯 명 모두 누구보다 무대를 즐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친다”며 “작사 과정에서는 일상에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기록해뒀다가 활용했다”고 밝혔다.
닥터 드레와 스눕 독을 필두로 한 1990년대 로스앤젤레스 힙합 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안무는 당대 유행한 춤동작인 ‘씨-워크'(C-Walk)를 바탕으로 했고, 뮤직비디오 또한 LA를 배경으로 한 유명 범죄 액션 게임 그랜드 데프트 오토(GTA)를 패러디했다.
도은은 “뮤직비디오가 공개되고 재밌다는 반응을 많이 받았다”며 “게임 콘셉트에 어울리는 컴퓨터그래픽(CG)이 많이 들어갔다는 점이 재미 포인트”라고 밝혔다.
데뷔 1주년을 앞둔 영파씨는 여전히 무대를 향한 허기짐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힙합 장르를 기반에 둔 곡을 연달아 선보이며 ‘국힙 딸내미’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새로운 장르에 도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위연정은 “시간이 어떻게 이렇게 빨리 가는지 모르겠다”며 “1년 사이 여러 경험을 한 덕분에 에너지를 조절해서 쓰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며 그동안의 활동 소감을 밝혔다.
정선혜는 “앞으로도 힙합을 베이스로 두고 활동하겠지만, 하고 싶은 것이 많기에 음악 장르에 제한을 두지 않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음악 페스티벌에 출연하는 등 해외에서도 반응을 얻고 있는 영파씨는 앞으로도 음악으로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컴백을 준비하며 팬들을 만나지 못할 때 무대를 향한 허기짐을 느꼈어요. 음악 방송과 해외 팬들을 만나는 무대로 허기짐을 채워나가겠습니다.” (정선혜)
cjs@yna.co.kr